호랑이와 사자, 코끼리도 봤는데 아기 판다가 좋데요 글쎄~
※ 본 내용은 햄스터를 키우는 가정에서 일어나기 쉬운 상황을 가상으로 만들어낸 동화입니다. 햄스터는 강아지와는 달리 특이사항이 많은 동물이지만 아무런 지식 없이 키우는 가정이 많기 때문인데요.
동화를 읽으면서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햄스터를 이해하고 함께 성장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제작 중입니다. 잘못된 내용이나 다루어주었으면 하는 내용이 있다면 댓글이나 메일 주시면 검토하겠습니다.
드디어 동물원에 가기로 한날 아침이 밝았어요.
일어나서 눈을 떠보니 엄마가 김밥을 차려놨네요. 김밥을 보니 더욱 소풍 기분이 들었어요.
"엄마 감사합니다."
"유성아 오늘은 평일이니까 그렇게 사람이 많진 않을 거야. 그래도 많이 걸어야 하니까 짐은 최소한으로 해야 한다. 점심은 식당에서 사 먹으면 되니까 동동이 먹을 것만 좀 챙기렴. 그런데 동동이는 차에서 어떻게 데리고 갈 거야?"
"응 엄마 내가 안고 가면 되지 않을까?"
"음... 유성이 너는 안전벨트가 있지만 동동이는 안전벨트가 없으니까.. 저번에 동물병원에서 가르쳐 준대로 스티로폼을 가져가자. 전에 고기 샀을 때 스티로폼 빼놓은 것 있지? 그것 동동이 들어가면 딱 맞을듯해. 스티로폼 사이에 나무 하나 대주면 그것 잡을 수도 있고... 수건을 대줘도 되고."
"응 엄마 그게 좋을 것 같아. 스티로폼에다가 나무로 손잡이 만들어줄게. 수건도 넣어주고"
아빠는 운전하고 저는 아빠 뒷자리에, 엄마는 제 옆자리에 앉았어요. 동동이는 당연히 제 앞에 누워서 간답니다.
"유성아 앞으로도 2시간가량 가야 하니까 잠 좀 자. 어젯밤에 좀 늦게 잠든 것 같던데 알았지?"
"알았어 엄마. 동동아 너도 들었지? 2시간 정도 있으니까 눈 좀 붙여. 어두운 천 가지고 왔으니까 위에 빛 차단해줄게"
드디어 에버랜드에 도착했어요. 평일이라 그런지 사람이 많지 않았답니다.
"유성아 여기 지도가 있네. 뭐부터 보고 싶어? "
"응 엄마 당연히 동물원이지, 나는 놀이기구 안타도 돼 그냥 동물원만 여러 번 볼 거야"
"하하 얘는 참 동물이 그렇게 좋아. 알겠다 그럼 판다부터 보러 가자"
"안돼 엄마. 아기 판다 푸바오는 10시 20분부터 15시까지만 공개한다고 적혀 있더라고. 판다는 좀 이따가 보고 일단 사파리 투어부터 하면 될듯해"
아빠는 아기 판다 푸바오만 얘기했지만 사파리 버스도 화제였어요. 수십 년간 운행하던 버스가 운영을 마치고 2주 정도 준비해서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인다고 하더라고요.
아빠는 예전에 왔을 때 사파리 버스가 정말 재밌었다며 아쉬움을 나타냈지만, 새로운 버스에 대한 기대감도 커 보였어요.
그때였어요. 동동이가 흥분한 듯 소리쳤어요.
"유성아! 내 눈이 잘 보여. 이게 어찌 된 일이지? 나 원래 시력이 엄청 나쁘잖아. 그런데 여기 와서는 갑자기 시력이 좋아졌어. 가까이에서 봐야 형체를 알아보는 정도인데 지금은 아주 잘 보이네... 와.. 유성이가 이렇게 예쁘게 생겼었구나. 얼핏 봐도 예쁘긴 했는데 자세히 보니까 엄청 예쁘다."
"웅 동동아. 눈이 잘 보인다고? 어떻게 된 일이지? 암튼 너무 잘됐다. 오늘 동물원 구경 제대로 할 수 있겠는걸"
"응 그러게 벌써부터 많은 동물들이 눈에 들어와. 그런데 저기 보이는 키가 큰 동물은 뭐야? 키가 엄청 크네 목도 길고, 다리도 길고 엄청 멋있게 생겼다"
"응 동동아 저건 기린이야. 땅에서 사는 포유동물 중에서는 가장 키가 큰 동물이지"
"와 그렇구나 엄청 멋있다. 그런데 사자는 어디 있어? 난 사자랑 호랑이가 제일 보고 싶었는데"
"응 그건 이제 버스 타고 가다 보면 만날 수 있을 거야. 아 저기 버스가 온다 우리 이제 타자"
우리 차례가 되어 버스에 탔어요. 해설사 아저씨가 동물들 소개를 해주시는데 너무 재밌었어요. 가장 먼저 만난 동물은 암컷 사자였어요. 길에서 덩그러니 휴식을 취하고 있는데 버스가 오거나 말거나 신경도 안 쓰는 분위기였어요.
그런데 좀 더 가니 곰이 보였어요. 곰이 통에서 건빵을 꺼내 먹으려고 통을 흔들어대는데 건빵뿐 아니라 별사탕도 꺼내는 것 같았어요.
웃으면서 곰을 지나가려는데 갑자기 나타난 곰 한 마리가 버스를 잡고 흔들었어요. 해설사 아저씨가 절대 안전하니까 겁먹지 말라고 말했는데요. 아저씨가 능숙하게 고기를 던져주자 곰이 동작을 멈추었답니다. 눈앞에서 펼쳐지는 곰의 공격에 어찌나 놀랐는지 심장이 쫄깃한 듯하면서도 너무 재밌었답니다.
"동동아 봤어?"
"응 유성아 곰 진짜 멋있다. 사람들이 미련 곰탱이라고 하길래 나는 바보 같을 줄 알았는데 실제로 보니 별사탕도 꺼내 먹을 줄 알았고 정말 똑똑하고 멋있는데.. 엄청 세 보여"
"그러게... 동동아 저기 호랑이 있다 호랑이... 와 저기는 수사자도 있고.. 너 다 보고 있는 거지? "
"응 유성아 나 다 보고 있어 너무너무 좋고 신기해"
넋이 나간 듯 빠져있는 저를 보고 아빠가 손짓을 했어요.
"유성아, 사자 보이게 엄마랑 서봐 얼른.. 응 잘했고 이번엔 동동이도 한 장 찍자 위험하니까 유성이가 고개만 옆으로 돌려봐"
아빠는 그 와중에 사진을 열심히 찍고 있었어요. 버스가 흔들리니까 한 손으로는 버스를 잡고 한 손으로 찍느라 조금 힘들어 보였어요. 그래도 아빠 덕분에 동동이와도 멋진 장면을 남길 수 있었답니다.
"유성아 호랑이가 하얀색도 있는 거야? 쟤네들 호랑이 맞지?"
"응 동동아 쟤들 백호라고 해서 호랑이 맞아. 엄청 무서운 친구들인데 생긴 것은 너무 예쁘게 생겼지? 여기서 인기 짱이라고 들었어"
백호를 지나니 아빠 사자도 나타났어요. 엄마 사자 곁에서 근엄하게 앉아 있는 모습이 참 멋졌답니다. 그 밖에도 코끼리와 하이에나 등 많은 동물이 있었는데 너무 재밌어서 그런지 투어가 순식간에 끝난듯해 아쉬웠답니다.
"동동아 어땠어? 재밌었어?"
"응 유성아 나 오늘 너무 행복하다. 역시 생각했던 대로 호랑이도 사자도 너무 멋져"
"그래 나도 호랑이랑 사자 몇 번 봤는데 볼 때마다 참 멋진 것 같아."
그때, 아빠와 걸어가던 엄마가 저에게 말을 걸었어요.
"유성아 넌 무슨 혼잣말을 그렇게 중얼중얼하는 거야? 누구랑 얘기하는 것이야?"
"응 아냐 엄마, 동동이랑 얘기하는 것인데 우리끼리는 텔레파시가 통하거든 하하하"
"원 얘도 싱겁기는.. 아무튼 사파리 투어 했으니 이제 아기 판다 보러 가자 요새는 호랑이나 사자보다도 푸 바오가 인기가 더 많은 것 같더라"
엄마가 앞장서고 저와 동동이는 푸 바오를 만나러 갔어요.
마침 대나무를 먹고 있던 푸 바오가 엉기적거리는 모습이 그냥 보기만 해도 웃음이 나왔어요.
"동동아 푸바오는 판다인데 쟤도 곰이야. 판다곰. 그런데 대나무 먹는 것 보이지? 판다는 대나무가 주식인데 하루에 12.5kg 정도나 먹는다. 아무래도 나무를 먹다 보니 순한 편이고... 나무 그늘에 누워서 휴식을 취할 때가 많아. 덩치가 크고 주로 나무 위에서 쉬고 있어서 굳이 천적으로 꼽을만한 동물도 없는 편이야"
"유성아 나 결심했어. 나는 환생한다면 푸바오 같은 판다로 태어나게 해달라고 할 거야. 다른 동물을 잡아먹고 살아야 하는 것도 아니고 대나무를 먹고 산다는 게 너무 맘에 드네. 엄마 아빠 사랑 듬쁙 받는 것도 좋고. 이곳 동물원에서 판다가 제일 행복해 보여. 네가 보기에는 어떤 것 같아?"
"응 동동아 판다 너무 좋지. 아빠에게 얘기 듣고 내가 자료를 찾아봤는데 중국에서 다른 나라에 판다를 대여 해 주고서 1년에 15억 가량이나 대여료를 받더라고. 4년만 대여한다고 치면 60억이잖아. 워낙 귀한 대접을 받으니까 영국 에든버러 동물원 같은 데는 비용 문제로 반납하겠다고 했다고 하더라고. 또 우리나라도 예전에 imf때 돈을 절약하기 위해서 대여중이었던 판다를 반납했던 적이 있데. 아무튼 여러 모로 귀한 대접받는 판다로 태어나면 너무 좋을 것 같다. 정말 굿 아이디어야"
"응 유성아, 싸움 잘하는 호랑이와 사자도 멋있지만 대나무를 먹으면서 자유롭게 사는 것도 참 좋은 것 같아. 나는 꼭 판다로 태어나게 해달라고 기도할 거야"
"그래 동동아. 네가 판다로 다시 태어난다고 했으니까 나도 앞으로 판다 볼 때마다 네 생각할게. 앗... 푸바오 봐라 엄마에게 질질 끌려가는데 반항하는 것 같네 하하하"
"유성아 너도 푸바오랑 함께 하는 영상 만들자. 자 여기 앞에서 얘기해봐. 레디 액션"
아빠의 갑작스러운 주문에 저는 잠시 난처했지만 1만 5천 구독자를 가진 유튜버답게 능수능란하게 대처했어요.
"안녕하세요. 유성이에요. 저는 지금 우리나라에서 태어난 아기 판다 푸 바오를 만나러 왔습니다. 제 왼쪽에 보이는 귀여운 아기곰이 보이시나요? 맞습니다. 푸바오인데요. 뉴스로 볼 때도 귀여웠지만 직접 보니 정말 너무 예쁜 것 같아요. 그럼 제가 인사를 건네 볼까요? 푸바오 안녕~~ 하하하 방금 보셨나요? 푸바오가 저를 보고 인사를 하는 것 같네요. 그런데 오늘 푸바오를 만나기 위해 멀리서 온 귀한 손님이 있습니다. 두구두구두구... 바로 저희 집 햄스터 동동이인데요. 동동이는 나중에 다시 태어난다면 푸바오 같은 판다로 태어나겠다는 꿈을 가진 다부진 햄스터입니다. 여러분 모두 동동이의 꿈을 응원해 주실 거죠. 그럼 지금부터 푸 바오를 만나러 좀 더 가까이 이동해 보겠습니다 고고고"
동동이를 머리에 태운 채 움직이는 제 발걸음은 힘이 넘쳤어요. 아픈 상처를 가진 동동이가 기뻐하는 모습에 너무 기뻤답니다.
동동아~ 남은 시간도 즐겁게 놀자! 이렇게 동동이와의 첫 소풍은 너무 즐거웠답니다.
다음 시간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