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이의 관찰일지

20250424

by sixsoul

1.

나는 몽이다. 매끈한 피부에 털은 복슬복슬 코는 오똑 눈은 초롱초롱하고 귀는 쫑긋하다. 백 걸음 떨어진 데서도 맛있는 걸 감지할 수 있고, 날씨가 좋은지 비가 오는지 뼛속의 감각으로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내가 가장 자주 하는 일은… 주인인 P를 관찰하는 일이다.

P는 아침마다 기계마냥 정확한 시간에 일어나서 이미 일을 하고 있다. 어쩌면 P는 잠을 아예 안 자는지 모른다. 틈만 나면 잠을 자는 아마 평생 모를 것이다. 나는 일어나자마자 P에게 달려가서 응석을 부린다.

“몽아, 잘 잤니? 오늘 기분은 어때?”

나는 대답 대신 그저 기분 좋은 웃음을 짓는다. 하지만 속으로는 이렇게 생각한다.

P는 왜 저렇게 늘 일찍 일어나서 무언가를 하는 걸까. 나 같으면 그냥 해가 뜨면 일어날 텐데…

P는 내가 귀엽다는 듯이 따라 웃는 시늉을 한다. 하지만 이내 큰 한숨을 쉰다. 그 모습을 나는 문 옆에 앉아 조용히 지켜본다.

“왜 한숨 쉬어?”

나는 물어본 적이 있다. 물론 P는 내 음성을 알아듣지 못한다. 그럼에도 P는 때때로 내 눈을 바라보며 말한다.

“그냥, 몽아. 무언가를 해결하기 위해 계산하고 고민한다는 건 원래 이렇게 힘든 거야.”

계산?

나는 그 ‘계산’에 대해 한동안 한참을 생각했다. P는 할 수 있고 나는 할 수 없는 것. 계산은 우리를 구별 짓는 무언가인가 보다.

어느 날, P은 소파에 누워서 졸고 있는 나를 보며 꺄르르 웃었다. 그리고 나선 부엌에 가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간식을 가져다 친절히 먹여주기까지 했다. 행복해진 나는 P에게 안기듯이 다가가 물었다. 물론 P는 들었을 리 없지만.

“지금은 행복해?”

“응, 몽아. 지금은 좋아. 너는 나에게 큰 즐거움을 주는 존재야. 너는 정말 소중해"

나는 P에게 소중한 존재이다. 하지만 P가 나를 필요로 하는 것에 비할 수 없을 정도로 나에게 P는 소중하다 못해 절대적 존재이다. P가 없이는 나는 살아갈 수가 없다.


2.

띵동—!

현관에서 소리가 났다.

나는 P보다 먼저 문 앞까지 뛰쳐나갔다. 문이 열리자 낯선 냄새들이 후—하고 밀려 들어왔다.

"야~ 오랜만이다!"

"오~ 집 예쁘다!"

P의 친구들이 두 명 들어왔고, 그들 뒤로는 나와 비슷한 행세를 한 개체 두 마리가 함께 따라 들어왔다.

한 마리는 작고 새하얀 털을 가졌고, 다른 한 마리는 조금 크고 귀가 접혀 있었다.

뭐야, 나만 특별한 존재가 아니었어?

나는 조심스럽게 다가가 위아래로 그들을 훑었다.

"안녕…" 하고 말하려 했지만, 상대방은 나보다 더 빨리 스캔을 마치고 본체만체 집 안으로 들어갔다.

P와 친구들은 미뤄왔던 이야기를 쏟아내듯 떠들기 시작했다.

"얘 품종은 게리마나스야. 자기 주관이 뚜렷하고 손이 많이 안 가서 진짜 키우기 편해."

"아~ 근데 게리마나스는 조금 예민하지 않아?"

"맞아, 요구하는 게 많아 조금 까탈스럽긴 해."

"우리 애는 히스포니인데, 듣던 대로 진짜 얌전해."

그러다 P을 바라보며 친구가 물었다.

"그런데 몽이는 무슨 종이야?"

P은 자랑스럽게 말했다.

"몽이는 아지아나스야. 엄청 똑똑하대. 학습 능력도 좋고 계산 능력이 엄청 좋은가 봐. 한때 수백, 수천만 마리씩 무리를 이뤄서 자기들 딴에 정치도 하고 종교도 있고 그랬대. "

아지아나스?

계산?… 아, 계산!

나는 가만히 앉아 이야기를 들었다.

나의 조상들이 계산을 할 수 있었다는 말에 눈이 커졌다.

나는 그런 일을 해본 적이 없어.

하지만 그 말을 들었을 때 심장이 톡 하고 반응했다. 나에게도 내가 모르는 내재된 능력이 있을까?

그날 밤, 손님들이 돌아가고 조용해진 집.

나는 창문 너머 밤하늘을 보며 생각했다.

나의 조상들은 누구였을까? 정말 나는 똑똑한 혈통을 가진 걸까? 만약 그렇다면… 나도 뭔가 처럼 일을 할 수 있을까?

나는 P의 무릎 위에 올라가 누우며 살짝 중얼거렸다.


3.

나는 P가 책상 앞에 앉아 있을 때를 가장 좋아한다.

빛나는 화면 앞에서 손가락을 빠르게 움직이고, 화면엔 알 수 없는 기호와 글자가 가득하다.

가끔 P이 말한다.

"몽아, 나 지금 머리 엄청 쓰는 중이야. 계산이 복잡해서 집중해야 돼."

그 말이 내 마음속에 콕 박혔다.

계산. 똑똑하다는 건 계산을 잘한다는 뜻일까? 나도 P처럼 계산을 할 수 있는 똑똑한 혈통인 걸까?

나는 그날부터 연습을 시작했다.

공처럼 생긴 물건을 네 개 모아놓고, 하나를 옆으로 밀어 본다. 남은 게 몇 개지?

하나, 둘, 셋... 셋!

그다음엔 간식을 숨긴 장소를 기억해서 찾아내는 연습.

침대 밑, 소파 옆, 커튼 뒤… 나는 하나도 틀리지 않고 찾아냈다.

어느 날은 노트북 옆에 앉아 P의 손동작을 똑같이 따라 해봤다. 키보드를 꾹꾹 눌러보기도 하고, 화면을 뚫어져라 쳐다보기도 했다.

그러던 어느 날, P은 피곤한 얼굴로 나를 보며 말했다.

"몽아, 너 왜 이렇게 진지해? 뭐라도 되려고 그래?"

나는 그 말에 귀가 쫑긋해졌지만, 대답할 수 없었다.

그래, 뭐라도 되고 싶었어. 너처럼.

하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나는 화면 속 기호들을 이해할 수 없었고, 숫자들은 언제나 어지러웠다.

밤이 되자 책상 아래에서 몸을 둥글게 말고 누웠다. P가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애쓰지 않아도 돼. 일은 내가 하니까. 너는 그냥 몽이면 돼."

그 말은 따뜻했지만, 알 수 없는 쎄한 기분은 가라앉지 않았다.

나는 정말 그냥 몽이면 되는 걸까?





부제 : AI의 애완동물이 되어가는 인간….

(이 글마저 Chat GPT 의 지대한 도움을 받아 작성한 나라는 잠재적 애완인간이란…)

https://youtu.be/BfdwHfCujDg?si=oWyZGYZS4kzB7Nr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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