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구나... 그럼 이제 이혼하자 우리.
나는 혼자 있을 때
남편이 또 도박을 해서 결국 파국을 맞이한
우리를 상상한다.
나는 화내지도, 울지도 않는다. 이미 수년동안 준비해 왔던 것이다. 이런 날이 올 줄 알고 있었다.
나의 담담함이 남편을 자극할지도 모르겠다는 두려움은 있다.
내 상상 속의 그는 울고불고 매달리고 진짜 한 번만 더 기회를 달라고 애원한다.
기회는 이미 여러 번 주었다.
나는 전혀 흔들리지 않는다.
여보 우리가 약속했던 대로 해줘 약속을 지켜줘
이제 그만 나를 우리를 놔줘 제발
내 상상은 늘 이렇다.
나는 흔들리지 않는다.
남아있는 생을 불안 없이 편안하게
잔잔하게 지내고 싶다.
행복까지는 바라지도 않는다.
그냥 아무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