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별일 없음
남편은 꾸준히 본업을 열심히 하고
퇴근 후에는 대리운전을 하고
모든 돈을 다 나에게 갖다 준다.
말로 떠들지 않고 행동으로 신뢰를
되찾으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도박빚 갚는 날짜에
분명히 내가 예민해할 걸 알면서도
오늘 빚 갚는 날이라고 나에게 알리고
대부업체에서 온 문자를 공유하고 입금해 달라고 얘기한다.
남편에게는 전혀 경제권이 없기 때문에
내 눈치를 보면서 불편해하면서도 그렇게 한다.
매달 이런 일이 반복된다.
나는 예민함이 많이 줄어들었다.
예측이 가능해져서 조금은 편안해진 것이다.
나는,
내 진심은 이혼녀가 되기 싫고
아빠 없는 애들을 만들고 싶지 않다.
계속 이렇게 가정이 원활하게 유지되면 좋겠다.
그러니까 앞으로도 별일 없이
재미없고 잔잔하고 밍밍하게 흘러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