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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리 Aug 13. 2023

어떤 기억 1

대접의 추억

  갑작스레 친정부모님이 집에 오신다고 하셔서 밥을 새로 하고 삼겹살을 굽고 상추를 씻으며 냉장고에서 밑반찬들을 꺼내고 왔다 갔다 분주했다. 친정부모님은 이미 식탁에 앉아서 기다리고 계셨다. 내가 너무 정신없이 움직이니 남편도 일어나 같이 식사준비를 도와주었다.

 “내가 고기 구울테니 당신은 다른 거 챙겨요. “

 고맙고 든든했다. 우리 부모님이 보시기에 내가 남편에게 챙김 받고 배려받고 잘 살고 있는 것처럼 보일 것 같아서 기분이 좋았다.  

 남편이 맛있게 구워진 고기를 상에 내며 우리 부모님께

 “지혜 혼자 준비하다가는 오늘 안에 밥을 먹을 수 있을지 걱정돼서요. “ 하며 너스레를 떤다.


 두 분이 기분 좋게 웃으셨고  맛있게 음식을 먹으며 남편이 또다시 말했다.

 “지난 설날에 지혜씨가 저희 아버지를 집에 초대해서 명절음식도 만들고 떡국도 끓이고 너무 잘 대접해 드렸어요. 저는 그게 참 고맙더라고요. 완전 감동했어요. “

 우리 부모님이 놀라신다.

 “지혜가 뭘 할 줄 알아???”

 ”에이 엄마는 내가 아직도 애긴 줄 아나봐~~ 반찬가게에서 전 종류 좀 사고 잡채랑 갈비는 제가 했어요~  떡국은 이서방이 도와줬고요.“

 하하 호호 즐거운 담소가 이어졌다.


 나는 남편의 말에 감동했다. 내가 아버님을 챙기는 마음을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고 고맙게 생각해 줘서 너무 감동이었다. 그래서 우리 부모님 오신 날에 열심히 같이 준비해 줬구나.

 부모님이 가신 후에 오늘 고맙다고 감동했다고 말했더니 “뭘 이런 걸 가지고..” 한다.


 서로 고마움이 쌓인다. 다음번에 또 잘해 줄 확률이 올라간다. 그럼 나도 또 잘해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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