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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는 자와 쓰는 자

나 요즘 쫌 행복해

by 슬기

남편은 도박빚을 갚기 위해 본업을 열심히 하고 퇴근 후에는 밤 12시 1시 전후까지 매일 대리운전을 한다. 남편이 버는 돈은 모두 내가 관리하는 통장으로 들어오도록 했고 현금도 다 가져다준다. 자기가 벌어오는 돈에서 3만 원씩만 모아달라고 한다. 그걸로 매달 빚 갚고 나머지는 장을 보거나 나 필요한 거 있으면 다 사라고 했다.


나는 남편에게 선포했다.

나 이제 앞으로는 다르게 살 거라고.

돈 어차피 도박으로 다 녹아 없어질 바에야

있는 대로 싹 쓸 거라고!!!

돈 써서 물건이라도 집에 남게 할 거라고!

남편은 자기 빚 갚게 3만 원만 모아주고

나머지는 나 다 쓰라고 한다.

열심히 벌테니 나 하고 싶은 거 다 하란다.


엊그제부터 수영을 다시 시작했다.

월 9만 원이다.

새 마음 새 뜻으로 백화점 가서 수영복을 새로 샀다.

10만 원 넘게 썼다.

사람들이 수영할 때 뭔 시계를 차고 하드라.

나도 내 운동을 기록해야겠다.

입문용 스마트 워치를 샀다

169000원이다.


맨날 돈에 쪼들려 물욕을 자제했었는데

돈이 없거나 말거나 걱정되거나 말거나

에라 모르겠다~

쓰고 싶은 대로 펑펑 써버리니 기분 좋구만!

내 명의로 집이나 차를 사야겠다.

숨이 턱턱 막히는 대출 콱 받아서

죽을 때까지 허덕대면서 빚 갚는 거지 뭐.

어차피 빚쟁이 인생이라면

뭐라도 남기는 빚을 갚아보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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