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도 똑같은 적 없었던 마흔세 번째의 봄을 맞이하고 있다.
봄을 맞이하는 나의 마음은 언제나 핑크빛 '설렘'이다.
봄은 새로운 희망이 샘솟는 힘찬 기운이 느껴진다.
무엇이든 내가 마음먹은 대로 다 잘될 것 같다.
그동안 씨앗을 뿌린다는 마음으로 의욕만 넘치는 삶을 살아왔다.
하지만 나는 계속 봄에 머물러 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내가 원하는 결과를 만들지 못했기 때문이다.
인풋은 있는데 아웃풋은 없다는 느낌.
늘 시작만 있고 끝은 없었던 시간을 뒤돌아 본다.
나는 나를 기다리지 못했다.
씨 뿌린 후,
흙이 잘 다져졌는지 만져보고 두드려 보며 수없이 확인했다.
하지만 진득하니 뿌리내리는 시간을 기다리고, 또 기다리는 인내의 시간을 견뎌야만 했다.
필요한 최소한의 양식만 챙겨주며 마음의 여유를 갖으며 버텨야 했다.
어린아이들을 키울 때부터 '기다려주는 엄마'가 되자고 마음먹었다.
-내가 할래, 내가 할래!
를 외치던 아이들을 위해 답답하고 속이 터져도 참고 또 참았다.
어린 아이니깐 서투른 건 당연하지...
하는 느긋한 마음으로!
정작 나 자신한테는 그 마음이 희미했고 오히려 더욱 채찍질했다.
결국 조바심에 혼자 실망하고 포기하기를 수십 번.
눈에 보이는 것에만 연연하고 흙속에 뿌리내리는 시간에 집중하지 못했다.
내 안의 힘을 다질 수 있는 끈기가 필요했다.
누구에게나 '때'가 있다.
그것을 알아차리지 못한 채 시작을 미루기도 하고 두려움 때문에 망설이기도 한다.
나는 씨만 뿌리는 봄의 무한 루프에 갇혀 그때를 놓쳐버리기 일쑤였다.
올 마흔세 번째의 봄은 '성공'이란 맹목적인 씨앗보다 '기다림, 성장, 사랑, 자신감, 꿈'의 씨앗을 뿌려야겠다고 다짐한다.
씨앗이 껍질을 뚫고 세상으로 나와 탐스러운 열매를 맺을 그 시간을 차근차근 기다리는 내가 되어야겠다.
찬란한 여름, 가을, 겨울을 기대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