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스맘이 되기로 했다.

내가 하는 말은 내 귀에도 들린다.

by 햇살정아

착하다.

순하다.

얌전하다.

어른스럽다.


어릴 적부터 있는 듯 없는 듯 조용하게 살아오며 주위 어른들에게 가장 많이 들었던 말들이다.

내성적이고 수줍음 많은 아이였지만 나를 규정짓는 단어들은 싫었다.


국민학교 시절 올백 맞아도 맘껏 뽐내지 못하고 아래층 동생반으로 달려갔다.

기쁨을 동생한테밖에 자랑할 수 없었던 나.

행동은 소극적이지만 마음 한편으론 늘 밝고 적극적인 아이가 되고 싶었다.

세상은 어디서나 씩씩하고 당찬 아이들이 주목받고 사랑받는다는 것을 어린 나이에도 어렴풋이 느꼈던 것 같다.


간절한 바람과 노력 덕분이었을까?


내성적인 아이에서 내향적인 아이로 조금씩 달라졌다.

론 조용한 말괄량이처럼 친구들과 스스럼없이 난치고 고등학교 교지부 편집부장까지 맡아가며 동아리활동도 즐겁게 했다.

고등학생 때쯤부 달라진 성격 덕분에 남들 앞에서 나를 드러내놓고 의사표현에 있어서도 주눅 들지 않았다.


여전히 스트레스가 쌓였을 때는 혼자 조용히 시간 보내기를 선호하는 Mbti I(내향형) 타입이긴 하지만.






그 시절 부모님의 애정표현은 참 많이 서툴렀다.

먹고살기 바빴던 시대라서 그랬을까? 아님 내가 특출 나게 잘하는 게 없어서였을까?

집이 찢어지게 가난했던 것도 아니고 부모님도 자신들의 맡은 바 최선을 다하는 감사한 분들임에도 불구하고 부모님의 따뜻한 말 한마디와 스킨십은 늘 부족했다.


오히려

'그건 아무나 하니?'

'뭐가 부족해서 그래, 행복한 줄 알아'

'위험해서 안돼'

'하지 마'


가시 같은 말들로 때론 상처를 받기도 하고,

새로운 도전 앞에 부모님의 반대로 시도도 못해보고 포기하는 경우도 생겼다.


부모님의 걱정과 염려 때문에 많은 것들을 커트당하고 살았다.

마치 온실 속 화초처럼 고이고이 자라길 바라는 부모마음이었겠지..


나도 엄마가 되어보니 비로소 부모님의 행동이 백 배 천 배 이해가 되었다.

나역시도 아이들이 상처나 아픔 없이 잘 자라주길 바라는 마음은 매 한 가지이니깐.


'넘어지고 다쳐도 그냥 그대로 지켜봐 주었으면 좋았을텐데...'

부모님의 말씀을 찰떡같이 그대로 따르고 순응적인 나의 자세가 문제였다.


한계를 뛰어 넘는 도전 앞에서

괜찮아, 도전해 봐. 실패해도 괜찮아.


이렇게 말씀 해주었다면 나의 삶은 지금보다 더 나아졌을까?

적어도 실패에 대한 두려움 대신 또 도전해보고 싶다는 의지, 자기효능감이 더 강해지지 않았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나는 결심했다.

아이들에게 '예스맘'이 되자!

생명이 위험한 행동이 아닌 이상 아이들이 무언가를 시도할 때 무조건 예스, 오케이를 외쳐주기로.

내가 애타게 듣고 싶었던 응원의 말들과 함께 열렬히 지지해준다.


넌 할 수 있어.

네가 자랑스러워.

너를 믿어.

기특해.

잘했어.

최고야.



아이들에게 일어난 조금만 칭찬거리도 흘려보내지 않고 사랑을 담아 표현하려고 노력한다.

덕분에 내가 하는 말은 내 귀에도 들린다.

부메랑처럼 돌아오는 칭찬의 달콤함에 내 마음도 말랑 말랑 부드러워진다.


아이도 엄마도 함께 크는 말,

정말 대단해, 잘하고 있어. 최고야!


그렇게 오늘도 우리는 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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