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오면서 가장 힘들었던 첫 순간.

나에 대한 메타인지 지수를 높이자~!!

by 햇살정아

나의 학창 시절은 누구보다 성실했다.




어린 시절 아빠의 반대에도 무릅쓰고 엄마는 나에게 영재비디오스쿨(가정 학습용 비디오)을 구입해 주셨다. 요즘 인강(인터넷강의)과 비슷한 과목별 비디오전집. 무덤처럼 방 한구석에 자리 잡으며 공부에 대한 의지를 불태웠다.

독서실에서 엠씨스퀘어(학습용 집중력 향상기)를 귀에 꽂고 공부했던 기억도 난다. 공부 잘하게 만들어주는 총명주사처럼 이것을 끼고 있으면 머릿속에 보다 많은 것들을 꾸역꾸역 담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사춘기 시절엔 잠이 미치도록 쏟아져 커피를 수없이 마셔대고, 베개옆에 알람시계를 두고 큰절을 하고 자면 내일 일찍 일어날 수 있다는 소리에 염원을 담아 큰절을 올리고 잤다. 이 모든 것들이 나의 의지에서 시작된 행동들이었다. 누구의 강요도 없이 순수한 내 마음이었다.


하지만 노력에 비해 결과는 좋지 않았다.

나쁜 머리를 탓할 수밖에 없었다. 좌절의 연속이었다. 자신감과 의욕만 잃어갔다.


'난 안 되는 사람인가 봐'


그래서 늘 기도했다.

'하느님, 부처님, 알라신님~ 제가 한 만큼만 결괏값을 주세요~!'

나의 인풋이 부족했는지 만족스러운 아웃풋은 아니었다.

불안해지고 예민해지다 보니 매일 롤러코스터 타는 기분으로 오르락내리락 감정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욕심은 넘쳐나는데 그것을 채우지 못하다 보니 나는 의기소침해졌고, 한없이 작아지는 것 같았다.

결과로만 사람을 평가하는 사회에 대한 불만만 높아져갔다.


'난 이렇게 죽도록 노력하는데 왜 나만 안 되는 거야.'

고등학생시절, 이것이 나에게 닥친 첫 번째 큰 시련이었다.







지금 생각해 보니, 내가 무식했다.

요새 흔히 알려진 '메타인지'가 부족했다.

내가 잘하고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를 알고 집중했으면 시간도 체력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었을 텐데...

요령이 없었고 그저 내 몸만 혹사시키면 다 되는 줄 알았다.

잘못된 방향으로 가면서 목적지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불평불만만 늘어놓다 보니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도 힘들었던 것이다.


나이 마흔이 넘어 이제야 알 것 같다.

내가 타고 있는 버스가 내가 원하는 목적지로 가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 바로 내리자. 시간이 걸리더라고 다시 돌아가서 제대로 된 버스를 탑승하면 된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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