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햇살정아 May 03. 2023

'악어엄마상'을 아시나요?

조은주글/안태형그림


너와 내가 다르듯, 세상의 모든 엄마들도 다 다르다.

헬리콥터맘, 잔디깎이맘, 맘충, 혹은 나아놓고 나몰라 하는 아동학대엄마까지!

가지 각색으로 각자의 방식으로 아이들을 키워낸다.


나는 어떤 엄마일까?

어떤 엄마가 되고 싶었을까?




하지만 악어 엄마는 달라.
비바람을 막아 주지도
먹이를 잡아 주지도 않아.
조금 떨어진 곳에서 지켜볼 뿐
눈을 떼지도
아주 눈을 감지도 않지.


나도 '악어엄마'처럼,

아이가 다양한 상황에 놓여 스스로 헤쳐나갈 수 있는 힘을 길러갈 수 있도록 옆에서 묵묵히 지켜주는 엄마가 되고 싶었다.





다른 어떤 엄마보다

잘나지도 않았고,

물질적으로 모든 것을 아낌없이 해주지 못했지만...


아낌없는 지지와 응원으로 자존감 강한 아이로 키워내려고 노력했다.






사실 이 책은 둘째(초3) 아이를 위해 도서관에서 빌려왔다. 하지만 둘째는 시큰둥, 자기 취향이 아니었나보다.

대신 큰아이(초6)에게 뜻밖의 말을 듣게 되었다.


-엄마에게 '악어엄마상'을 주어야겠어!

아들의 심쿵한 한마디에 엄마의 마음은 사르륵 녹는다.


-엄마가 악어엄마 같아~~ 우리한테 강요하지 않고 항상 선택권과 자유를 주잖아~!


이렇게 엄마를 감동시키는 아들.

포동포동 부풀어 오른 볼이 그날따라 마냥 귀여워 물고 빨며 마음의 살도 살찌운다.







이렇게 엄마를 감동시켜 놓은지 얼마나 되었다고 오늘은 엄마의 화를 돋운다.

엄마가 자유를 주었건만 숙제고 뭐고 자기 할 일을 제대로 하는 것이 없어 엄마 속을 부글부글 끓게 만든다.


곧 중학생을 앞두고 있는 아들을 보니 자꾸 마음이 급해진다. 마치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한글 못 뗀 아이를 바라보는 어미처럼 요새 스멀스멀 올라오는 불안감으로 자꾸 아이를 구석으로 모는 것만 같다.


6학년이면 수학 선행은 중2까지 해야 되고, 영어는 한 번씩 훑어봐야 되고, 체력이 되어야 공부도 잘하니 운동도 해야 되고, 책도 읽고 논술도 해야 된다는 소리들이 들려온다. 해야 될 공부는 많아지고, 시간은 부족하고.


엄마만 급하다. 아이는 천하태평, 덩치가 산만한 아이가 자그마한 햄스터에 빠져 실실 대는 모습을 보면....

나도 모르게 옆집 아이 얼굴이 왜 떠오르는 걸까?


악어엄마상이 과연 옳은 것인가? 다시 아들에게 반납해야 되는 건 아닌지 오늘밤 나는 심각해진다.





매거진의 이전글 고슴도치 엄마모드 O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