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햇살정아 Apr 27. 2023

고슴도치 엄마모드 ON

때론 부비부비 사랑도 필요해~

주기적으로 아들에게 '심쿵'하는 아들바보 엄마, 손들어 보세요!

여기요~여기!!!


늘 살갑고 애교 많은 딸과 달리 아들은 조용조용한 상남자 스타일이다.

흔히 어른들이 말씀하시길,

"지 애비 닮아서~ 지 애미 닮아서~"

그렇다, 아들은 지 애비 닮아서 보통이 무뚝뚝하고 자기 관심사 외엔 별로 흥미를 두지 않는 아이다.

그런 아이가 가끔씩 던지는 한 마디에 혹은 행동에 이 어미의 마음은 핑크빛 솜사탕처럼 몽글몽글한 설렘이 가득 피어오른다.




초등 6학년 아들은 친구를 사귈 때도 여럿 명과 어울려 놀기보다는 한 명을 진중하게 깊이 사귀는 스타일이다. 그 점은 지 애미 닮았다.


일단 개그 코드가 맞아야 되고, 코난을 좋아하고, 레볼루션 하트(웹가수인 듯)의 노래를 좋아하고, 게임을 좋아하는 친구면 마음을 쉽게 연다.

아들과 이렇게 쿵작이 잘 맞는 친구가 요 며칠 장염으로 학교를 결석하고 조퇴를 하였다.

아들은 친구가 걱정되었나 보다.


잠시 후 카톡!

직장 다니는 친구 엄마한테서 문자가 왔다.



친구네 집에 가면서 집 근처 새로 생긴 과일모찌집에 들러 모찌까지 사들고 친구 병문안에 다녀온 아들,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었을까?

마냥 아들을 아기로만 생각하였던 것일까? 시키지 않아도 친구를 생각하고 선물까지 사들고 간 아들에게 심쿵하였다.


요새 아들은  '홈알바' 중이다.

쓰레기 분리수거, 빨래 개기, 빨래 널기 등으로 천 원씩 잔돈푼을 열심히 모으더니 이렇게 살뜰히 쓰는 모습을 보니 고슴도치 엄마모드 다시 작동한다.


자기가 번돈으로 뜻깊게 돈을 쓸 줄 아는 아들,

친구를 사랑하고 걱정해 주는 따뜻한 아이로 잘 자라주고 있어 너무도 감사한 오늘이었다.


아들 : 엄마, 모찌집이 새로 생겨서 예준이거 사면서 우리 것도 샀어. 하나는 오면서 내가 먹었지~! ㅋㅋㅋ


엄마도 고르라며 3가지 종류의 모찌를 내민다. 오동통하고 시꺼먼 손바닥위에 놓여진 모찌가 마냥 탐스럽기만 하다.

나는 불그스름한 딸기가 우뚝 솟아오른 딸기모찌 하나를 덥석 집어 들었다.



이런 날은 참으면 안되지~!

5살아이 대하듯 불을 부비부비 비비고, 궁딩이도 팡팡 두드리며 오랜만에 꿀 떨어지는 사랑을  온몸으로 표현했다.


덩치는 산만해도 여전히 아기같은 아들아,

이렇게만 쑥쑥 커다오~!


아들에게 고마운 하루, 이 어미의 고단함이 눈녹듯 녹는 하루였다.

매거진의 이전글 대한민국 최고 선생님을 모십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