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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하경 Apr 13. 2020

너는 나와 같은 정류장이 아니었음을

23살 가을, 설레었던 출근길

하루가 같던 버스에 올랐다

하루가 달라질 그곳에 실었다     


동전이 아닌 어린 치기로

지폐가 아닌 숨 가쁜 충동으로

오기 어린 마음을 그곳에 털어 넣었다     


내달리는 창가 너머로 눈을 흘기고

흔들림을 핑계 삼아 걸음을 옮겼다     


허나, 매일이 같은 길이듯

꿈이 내린 버스에 몸을 싣고

그대가 내린 정류장을 떠나보낸다.




23살, 출근하던 시내버스에는 언제나 등교하는 학생들로 붐볐다.

그 버스 안에서 나는 홀로 짝사랑에 빠졌다. 


몇 날 며칠을 설레었고 갈등 속에서 허우적거렸다.

결국 같은 정류장에 내려 연락처를 물었다.

그 아이는 선뜻 연락처를 주었다.


연락을 주고받고 매일 같은 버스를 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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