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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거 아닌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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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살 여름, 카페에 앉아
by
임하경
Feb 12. 2022
옆자리서 꺄르르 자지러지는 남과 여
젊은 소설가는 창가에 앉아
창밖을 보는 척 눈알을 굴린다
여름이 시작된 해 따가운 오후
가슴 말랑한 줄거리가 떠올랐다
주섬주섬 노트와 연필을 꺼낸다
아이고, 연필 심이 나갔구나
한 자루뿐이었는데
심 없는 연필을 애써 꾹꾹
힘주어 첫 줄을 적어보지만
애먼 종이에는 그림자만 깊어졌다
소설가는 미간을 찌푸렸다
쓰던 종이를 찢어 구긴다
연필을 가방으로 던진다
얼음이 반쯤 녹은 맹맹한 아메리카노
빨대를 휘휘 저어 쪽하고 빨아댄다
내장으로 쌉싸름한 카페인이 쏟아진다
머리가 맑아지는 게 생각이 많아진다
아! 오늘은 집 가서 추리물을 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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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살 즈음 시작한 소소한 취미생활. 그리고 나는 아직 시를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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