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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하경 Apr 24. 2022

비는 나를 기다리는가

28살 늦봄, 우산을 잃으면 비가 온다

구름 아래에 들렸 잠시

필이면 우산을 잃었

오늘은 우천


한참을 부풀던 구름

하늘에 뭉갠 때기를 꿀렁인다


하필이면 지금,

첫 방울이 쭈욱 늘어지다 톡 하고 끊어진다

두 방울 세 방울 우수수 쏟아낸다


지붕 끝에서 한 쉼을 쉬었다가

나 그곳을 지날  기다린 양

지나는 내게 매섭게 추락한다


정수리를 파고든 굵직한 한 방울

소스라치며 한껏 털어 보지만

더 깊게 목덜미파고든다

필사로 뒷목을 접어 보지만 소용이 없다

어깨만 켜올렸을 뿐이다


방울울 한 가득

땅을 디딘 뱃때도 꿀렁인다

더 채울 곳 없이 꿀렁거린다


잃어버린 우산이 밉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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