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추다
손 놓고 가만히 있어 본다.
새소리가 들린다.
고양이 소리가 들린다.
사람들 소리가 들린다.
나를 향한 소리는 아니지만 주위에 흩어져 있는 소리들이다.
키보드를 두들기는 소리가 들린다.
차가 지나가는 소리가 들린다.
비행기가 지나가는 소리가 들린다.
항상 들리는 소리는 내 신경 깊숙이 들어오지 않는다.
가만히 멈추었을 때야 저 많은 소리들이 존재했다는 것을 깨닫는다.
소음 속에 있어도 시끄러운 줄 모르고 있다가 어느 날 그 소음들에 압도당할 때가 있다.
조용한 절이나 휴양지에 가면 파리의 날개 짓하는 소리까지 들린다.
도심에 사는 나는 수많은 전동차와 버스를 비롯해 수많은 기계음 속에 묻혀 살고 있다.
그렇게 항상 소음 속에 살다가 모두들 외출한 조용한 집안에 있게 되면 집안에 모든 것들이 아주 낯설게 다가온다.
자신에게 집중하는 시간이 이상한 것일까.
인간은 웬만한 상황을 다 적응한다고 한다.
그래도 소음을 벗어나면 편안해지는 것은 아마도 적응했다기보다는 참고 있었던 것이 아닐까.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 아니라 인내의 동물이라 하는 편이 나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