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기
사람의 마음은 아무리 살펴도 물속처럼 판단하기 어렵다.
언제 그 사람 속에서 악어가 튀어나올지 모른다.
낯선 이를 마주한 사람들은 악어가 살고 있는 강가에 물 마시러 온 사슴처럼 긴장을 한다.
하긴 내 속에도 악어가 살고 있다.
평소에는 잘 제어되고 있다가 느닷없이 튀어나올 때가 있다.
난동을 피우기 전에 간신히 억제하고 안도의 숨을 내쉰다.
그런데 시도 때도 없이 그 악어가 튀어나오는 사람이 있다.
자신의 제어력을 잃어버린 것이다.
주인의 제어력을 상실한 악어는 사정없이 난동을 부린다.
악어가 주인을 압도해 버린다.
그럴 경우 악어를 제자리에 돌아가게 할 사람은 없다.
주인 본인이 나서지 않는 이상 아무도 제어할 수가 없다.
주인이 잡아먹힌 경우도 있다.
주인을 잡아먹고 주인 행세를 하는 악어의 난폭함은 가늠할 수 없을 만큼 극에 달한다.
악어에게 잡아먹힌 주인은 교도소나 정신병원에 감금될 수밖에 없다.
악어가 주인을 잡아먹은 경우는 다른 모두에게 위험하기 때문이다.
지금 주의력을 요하는 사람이 있다.
악어가 주인이 된 듯 그의 행태가 수상하다.
견디다 보면 굳은살이 돋아난다고 하는데 이런 불벼락은 절대 굳은살이 돋아날 여력을 주지 않는다.
매번 생짜로 갈굼을 당하는 것 같다.
신고할 수도 없고 감금할 수도 없고 대거리할 수는 더더욱 없다.
급한 김에 소나기 피하듯 어느 처마 밑에 쭈그리고 앉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