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무겁다
장례식장에 갔다.
떠나는 자는 말이 없다.
떠난 자와의 인연들이 오고 간다.
어떻게 살았는지 보다는 삶을 살아냈다는 것.
그 최선이면 충분하다.
회한이 없다 할 수는 없지만
그것이 그의 삶의 흔적이라면
남은 자는 자신의 삶을 살아갈 수 있다.
영원할 것 같은 고뇌도 떠나면 그뿐
나머지는 살아있는 자의 몫이다.
무거운 몸을 떠난 영혼은 어디로 가는 것일까.
그도 가벼이 흩어지는 것일까.
오는 길에 정신줄을 놓은 한 노인이 무언가를 외친다.
그 와중에 소통하고자 발버둥 치는 그 노인의 외로움이 보인다.
그는 어디서 자기를 놓아 버린 것일까.
아니면 세상을 놓은 것일까.
그는 어느 중간 지점에 있는 것일까.
그는 지금 고통스러울까 아니면 편안할까.
두 세계의 줄다리기가 없으니 고통이라는 것이 아예 존재하지 않는 것일까.
내가 느끼는 이 고뇌도 언젠가는 사라질 것들이다.
영원한 고뇌는 없다.
그냥 내가 내려놓으면 되는 것들이다.
무엇을 위해 무겁게 붙들고 있는가.
내려놓을 때가 따로 있는 것인가.
떠나는 자는 가볍고 남은 자는 무겁다.
삶은 무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