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
[내게 없는 것을 내가 갖고 있는 것에서 찾으라.]
나는 항상 내게 없는 것이 무지 많다고 생각했다.
막상 무엇이 없는지 찾으려 하니 아무리 생각해도 모르겠다.
그럼 내가 갖고 있는 것이 무엇이지 하고 물었다.
평소 나는 갖고 있는 것이 거의 없다고 생각하고 툴툴거렸다.
지금 보니 너무 많이 가지고 있는 것 같아 나열하기가 부끄럽다.
반 이민살이를 떠나는 아이와 헤어짐이 견디기 어려워 집을 나섰다.
한 시간이라도 더 같이 있어줘야 하는 것 아닌가 하면서도 아무것도 할 수 없어 답답한 마음에 밖으로 나왔다. 내일 떠나는 아이는 며칠째 잠을 못 이루는 것 같다.
나도 힘들고 아이도 힘들다.
서로 힘든 것 보듬어 주어야 하는 데 내일로 날짜가 임박하니 오늘은 정말 힘들다. 이 힘든 것을 굳이 해야 되나 하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나중에 엄청 후회될 것 같아 도전을 응원하려 애쓰는 중이다.
겨우 새벽녘에야 잠든 아이를 보고 도서관에 나와 마음을 다스리고 있다.
그러다가 화두라는 내용을 보게 되었다. 나도 화두를 정해서 마음을 다스려보자.
지금 엄청 감정에 휘둘리고 있어 중심을 잡지 못하면 아이에게 힘이 되어 주지 못할 것 같아 염려가 된다.
경제력이 지금보다 몇 배 더 있다면 내가 작은 부자라도 되었다면 아이와 함께 가서 일 년 정도 자리 잡는 것 보고 오면 훨씬 좋을 것 같다.
지금 내게 없는 것은 돈이다.
그런데 내게 있는 것도 돈이었다.
없다고 생각했는데 돈은 있었다.
단지 내가 원하는 만큼이 아니라서 돈이 없다고 생각했다. 돈은 있지만 부족하다.
세상에 누구나 돈은 부족하다.
부자도 부족하고 가난한 자도 부족한 것이 돈이다.
그럼 부족하다는 것은 무슨 뜻인가.
부족하다는 것은 우리의 욕망의 크기이지 돈의 크기가 아니다.
그저 내 욕망이 너무 커서 상대적으로 가진 돈이 작아 보일 뿐 돈은 있었다.
그럼 그 욕망이 줄어들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보니 서른 가까이 되는 내 아이가 이미 성인을 넘어서 있다.
보호해야 될 유아도 아닌데 내 마음 때문에 보호 대상으로 만 보아 무엇이든지 보탬이 되려고 욕망한 것이다.
이것은 지나친 것이다.
이 욕망은 줄어들 수 있다.
일 년 정도의 기본 생활비 가지고 가고 건강하니 알바도 가능하고 언어도 어느 정도 준비되어 있고 알아서 다 준비해 가는데 내 마음은 자칫 그저 불필요한 짐일 뿐이다.
보내고 빈자리 보기가 힘들어서 그러는 게지 시간이 지나면 또 적응하여 살아가게 되어 있다. 보고 싶으면 언제든지 비행기 타고 가면 된다.
이 욕망도 줄어든다.
욕망이 줄어드니 가진 게 넘친다.
없는 게 아니었다.
더 원해서 없다고 느낀 것이다.
마음이 가벼워지니 쿨하게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오늘 밤은 케이크에 촛불을 켜고 앞으로 잘해나갈 것을 축복해야겠다.
오늘 화두는 이렇게 마무리한다.
[내게 없는 것을 내게 있는 것에서 찾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