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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레카

지혜

by 오순


우리는 살면서 수시로 유레카를 외친다.

그것은 깨달음의 외침이다.

유레카는 새로운 것을 찾았다 발견했다는 뜻이다.


유레카(Eureka)라는 말은 고대 수학자 아르키메데스가 욕조에 들어갔다가 물이 넘치는 것을 보고 유레카라고 외치는 것에서 유명해진 말이라고 한다.

이때 아르키메데스는 [물체는 그 물체가 차지하는 액체나 기체의 부피만큼 부력을 받는다]는 아르키메데스의 원리를 발견한 것이다.


유레카는 유명인이든 일반이든 살면서 경험하는 것이지만 귀한 것이다.

보통은 전해져 내려오는 지식을 그대로 받아들여 답습하고 이용할 뿐이지 유레카는 아니다.

자신이 진정 그 원리를 깨달아야 유레카이다.


어려서 열병으로 눈과 귀가 장애인 헬런 켈러가 언어를 배울 때 그가 그냥 외우는 것은 가능하지만 뜻을 알 수는 없었다.

그때 작두에서 쏟아지는 물을 손바닥으로 받으며 'water'를 외치게 한 그 순간이 유레카인 것이다.

유레카 'water'를 외치고 난 뒤 급속도로 언어와 세상에 대한 지식의 습득이 이루어져 나중에는 정상적인 사람도 하기 어려운 작가, 교육자, 사회운동가가 되었다.


주입식으로 받아들인 지식을 이용만 할 뿐 깊이 되새겨 보지 않으면 뜻을 파악하지 못하게 되고 더 확장하여 응용하는 지혜가 생기지도 않는다. 간혹 잘못된 지식일 때 자기가 무엇을 잘못하는지도 모르고 잘못을 행하는 어리석은 경우가 발생한다.


학생 때 영어가 재미도 없고 의미도 없는 데 필수 교양과목이라 이수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문제지를 풀어 과제를 내야 하는데 하지 않아서 과제를 풀어온 한 친구의 문제지를 베끼고 있었다. 한 사람이 베끼면 뒷사람이 그것을 보고 베끼고 그 뒷사람이 그것을 베끼는 연이은 동작이 이루어졌다.

그런데 앞에서 베끼는 사람이 실수로 한 문제를 건너뛰고 베끼어서 그 뒷사람들은 전부 뒷문제의 답을 앞 문제의 답으로 베끼고 있었다. 나중에 알고 부랴부랴 지우고 다시 베끼는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졌다.


이것은 극단적인 예이지만 주입식일 때 의미를 모르면 엉뚱한 곳에 대입해도 모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미 우리가 태어나기 전부터 사회는 구성되고 문화가 있어 이 세계에서 살려면 사회와 문화의 모든 지식을 섭렵해야만 한다. 그 많은 것들을 주입하기도 버겁고 시간은 부족하다. 긴 시간을 그렇게 주입된 지식으로 우리는 세상으로 나와 활동하기 시작한다. 거기서 시행착오와 고통을 겪으면서 진짜 지식을 경험하게 된다.


되새김질이 없는 유레카가 없는 주입된 지식은 결코 내 것이 될 수 없고 지혜로 승화되지 않고 제멋대로 사라지고 오용된다.

아무리 배고파도 뜨거운 물에 밥을 말아 천천히 먹게 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우리는 유레카가 필요하다.

혼자 있는 것이 공포로 다가올 때가 있다.

이때 정말 혼자인지 들여다보면 알 수 있다.


집 밖에 나가면 사람들 천지이다.

비록 내가 그들을 모르고 그들도 나를 모르지만 우리는 같은 사람이라는 것을 안다.

나 혼자가 아니다.


혼자 집 안에 있어도 밖의 소리가 들리고 한 집안에 있지는 않지만 서로 연락이 되는 지인들이 있다.

그냥 이 공간에서만 혼자일 뿐이다.

어디 무인도에 혼자 있는 것도 아니었고 이 지구에 이 우주에 나만 혼자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냥 생각 속에 나 혼자 있다고 생각한 것뿐이었다.


나 혼자가 아니었네! 유레카!

공포는 주입이고 되새김질이 유레카이었네.

공포에서 벗어나니 푹 자고 생기 있게 일어날 수 있었다.



<상단 제목에 있는 사진 출처는 위키백과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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