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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성

생존본능

by 오순

모든 생명체는 항상성을 추구한다.

항상성이란 내부 환경과 외부 환경 사이의 균형을 의미한다.


새들은 날기 위해 속이 빈 뼈를 가져 몸을 가볍게 만든다.

낙타는 물이 극히 드문 사막에서 버티기 위해 한꺼번에 물을 많이 먹어 적혈구에 저장한다.

카멜레온은 여러 가지 색으로 변색을 하여 위험에 대비한다.

이렇게 자연적으로 주위 환경의 변화에 적응하도록 진화하여 유전자를 후세대에게 남겨 살아남는다.


자수성가한 사람들이 자신의 빈약한 환경을 이겨내고 더 강인해지는 것을 보게 된다.

사막에서 길을 잃게 되면 물을 구할 수 없어 평소에 혐오하는 자신의 오줌을 받아 마셔 살아남기도 한다.

그 길만이 살길이며 그렇게 적응하는 것이 항상성이다.


흡연자의 세포엔 니코틴에 저항하는 능력이 생긴다고 한다.

알코올 중독자의 간세포는 일반인 간세포보다 알코올 분해하는데 익숙하다 한다.

그렇다고 알코올이나 흡연이 건강을 해치지 않는다는 것은 아니다.

비교상 나쁜 것에 대해 저항하는 세포 능력이 좀 생긴다는 것일 뿐이다.


외부 환경이 극한적일수록 개체는 능력을 키워서 그것을 극복해 살아남는 것이다.

먹을 것이 풍부하고 살기가 좋은 환경에서 사람은 주어진 것을 즐기는 것만으로도 충분하여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필요가 없다.

반대로 살기가 척박한 환경에 처한 사람들은 이것저것 시도하거나 가진 자의 것을 빼앗는 등 능력을 발휘하여 살아남는다.


어쩌면 가장 유약한 포유류인 인간이 만물의 영장이 될 수 있었던 것도 이 항상성 때문이 아닌가 싶다.

인간은 주어진 것에 만족하지 않고 항상 더 많은 것을 원해서 환경을 자신에게 맞추어 간다.

지나친 추구는 많은 것을 위태롭게 하지만 적절한 추구는 살아남는 선택이 된다.


여유의 신 포도처럼 먹지 못하면 시어서 못 먹는 거라면서 자신의 욕구를 달래는 것도 항상성의 하나이다.

우리의 욕망의 추구가 생각보다 피해가 크면 여우처럼 그 욕망을 달래는 항상성의 지혜가 필요하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자극적인 것이 먹고 싶어지고 그것들은 주로 야밤에 주문하게 되는 야식들이다. 그 욕구는 가짜 배고픔인데 한 번만 더 진짜 먹고 싶은지 자신에게 물으면 대부분 별로라는 내면의 답을 듣게 된다. 그렇게 욕구가 가라앉으면 몸도 구하고 정신도 구하는 항상성이 이루어진다.


항상성은 생존의 가장 기본적인 본능이자 최고의 지혜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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