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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문화

by 오순

설이다.

이전에는 모두들 떠난 고향 가느라 바빴는데 이젠 여행 가느라 바쁘다.

가족들과의 해후도 좋지만 간만의 휴가 여행이 좋은 시대가 되었다.


개인적인 삶이 중요해진 1인의 시대가 되었다.

각자의 생활을 하느라 바빠 따로 시간을 내어 만남을 추구하는 것은 특수한 경우가 되었다.

직접적인 만남보다는 온라인으로 소식을 주고받는 것이 기본이 되었다.


타향살이하는 자식을 위해 어디 가서도 굶지 말라고 밥 한 그릇 퍼 놓았다는데 여행 간 자식을 위해 떡국 한 그릇을 사진 찍어 보냈다.

새해 복 많이 받으라고 톡을 주고받으며 인사를 했다.


변화에 맞추어 살아가는 것이 인간의 본능인가 보다.

누군가의 집에 간다는 것이 이젠 번거롭고 부담스럽다.

밖에서 간단하게 차 한잔 하며 이야기하고 헤어지는 것이 서로 편하다.

친지나 자식네들도 마찬가지이다.


설을 맞이한 집안은 북적대는 대신 미리미리 인사 끝낸 뒤라 조용하다.

연휴 시작되기 전 선물도 미리 주고받고 인사도 마치고 자식들은 여행을 떠났다.

부모는 조용히 떡국을 먹으며 유튜브를 보고 있다.


문화는 습관이지 준법이 아니다.

변화에 맞추어 변화하는 것이 좋다.

변화의 중간에 있는 노년들은 예전이 그리울 것이고 중년은 편한 게 좋다고 현재를 지지할 것이고 장년들은 자유로워 더 많은 변화를 위해 미래를 이끌 것이다.


어느 것이든 자신들이 좋아하고 지지하는 문화가 있을 것이다.

어느 것이든 서로를 지원하는 따뜻함이 있으면 된다.

떡국이 싫으면 밥을 먹든가 빵을 먹든가 피자를 먹든가 먹고 싶은 대로 먹으면 된다.


오늘은 설이고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연휴이고 명절이다.

소화도 시킬 겸 공원을 한 바퀴 돌고 왔다.

1인들의 연휴 풍경도 볼 겸 산책을 하고 왔다.


큰 변화 없이 소소하게 자신들의 휴일을 즐기고 있었다.

시끌벅적한 것도 좋았지만 소소한 것도 좋다.

옆에 가르랑거리는 애완묘가 있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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