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나는 나는 꿈을 꾼다. 그것도 맨몸으로 난다.
현실에서는 조금이라도 움직이는 것은 무서워한다.
움직이는 것을 타는 것만으로도 멀미를 한다.
나는 왜 꿈속에서만 나는 것일까.
나는 왜 현실에서 나는 것을 무서워하는 것일까.
나는 것이 꿈이었던 생텍쥐페리는 현실에서 비행 조종사가 되어 날아다녔다. 그는 꿈을 좇아 살다가 선택인지 사고인지는 알 수 없으나 허락된 마지막 비행에서 영영 돌아오지 않는다. 어쨌든 그는 현실에서 자신의 꿈을 이루었다.
나는 것을 꿈으로 가진 생텍쥐페리와 나는 무엇이 다른가.
나의 나는 꿈은 현실도피일까.
꿈속에서만 날 수 있는 것은 현실을 벗어나고자 하는 것일까.
꿈을 현실화한 생텍쥐페리의 비행과 꿈속에서만 나는 꿈을 꾸는 나의 꿈은 같은 듯 다르다.
현실의 무엇을 피하고 싶은 것일까.
그것을 찾아내야만 꿈에서 맨몸으로 날아다니는 꿈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나는 것은 핑계일지도 모른다.
속박에서 벗어나 자유로워지고자 하는 소망인지도.
현실도피 말고 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꿈속에서 꿈이 아닌 현실에서의 나의 꿈은 무엇일까.
시도하지 않은 나의 꿈은 무엇일까.
집이 없으니 집 사는 것, 자동차도 없네 스포츠카, 가방, 여행, 보석 기타 등등.
가지고 싶은 욕망은 있으나 가지고 싶다고 다 가져지나.
선생님, 구도자, 가수, 배우, 작가, 장관, 과학자, 조종사, 운동선수 기타 등등.
글쎄 그림도 그리고 싶고 글도 쓰고 싶지만 전문인으로서 재능이 있을까.
꿈은 성공을 의심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좋아서 시작하는 것이 아닐까.
그럼 그렇게 시작되는 것이 있긴 하나.
혼란스럽다.
꿈이 아예 없는 것일까.
꿈이 없는 사람도 있는가.
꿈이 없어도 살 수 있는가.
여태까지 살긴 살았는데 새삼스레 꿈을 찾는 것은 왜일까.
여태 꿈 없이 살아왔을까.
꿈이 있으면 삶이 나아질까.
어떻게 나아질까.
꿈을 만들어야 되는 것일까.
꿈을 찾아야 되는 것일까.
어디서 어떻게 해야 꿈을 찾을까.
성공하지 못해도 재미있으면 되는 것 아닐까.
낙서하듯 그림을 그리면 재미있다.
전시하거나 팔려고 그림을 그리면 재미가 없다.
그럼 그림 그리기는 꿈일까.
현실화되지 못하는 것은 꿈일 뿐일까.
누가 시키지 않았는데도 그림을 그리면 꿈이 맞는 것 아닐까.
그림이 밥 먹여 주지도 돈이 되지도 않는다.
꿈이란 그런 것 아닐까.
자신을 즐겁게 해주는 것을 하는 것.
사람은 몸도 먹여 살려야 하고 마음도 먹여 살려야 살 수 있다.
둘 중 하나에만 집중하면 몸이 상하든지 정신이 상하든지 하여 균형을 잃고 절뚝거리게 된다.
현실에서 먹고살려면 돈이 되는 일을 해야 하고 마음을 즐겁게 하려면 꿈을 키워야 한다.
살기 위해 난 꿈을 꾸는 것인지도 모른다.
어딘가로 날아오르는 꿈을 꾸면 꿈속에서도 짜릿하다.
현실에서는 먹고살기 위해 흔들림 없는 안정을 추구해야 된다.
정반대인 꿈과 현실 속에서 나는 꿈을 꾸며 본능적으로 균형을 잡는지도 모르겠다.
꿈속에서 꿈과 현실에서 꿈은 다른 것일까 같은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