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육
공공장소에 온 어린아이가 부모가 아무리 쉿 하고 입가에 손을 대고 주의를 주어도 소리를 줄이지 못하고 있다. 주위에 있던 다른 사람들은 부모에게 비난의 눈총을 주고 있다. 아이를 훈육하지 못한 책임을 묻는 것이다. 아이의 소리보다 계속 조용히 하라는 부모의 훈계 소리가 더 거슬리기 시작한다.
웬만한 부모는 사람들의 눈총을 견디지 못해 아이를 데리고 퇴장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부모는 계속해서 아이에게 반복적으로 주의를 주고 있다. 주위 사람들의 눈총을 버텨내는 부모를 보면서 다른 시선으로 그들을 바라보게 되었다.
아마도 아이는 너무 어려서 아무리 부모가 가르치려 해도 소리를 낮추지 못하는지도 모르겠다. 부모처럼 아이는 나름 노력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것을 알기에 부모는 기다리며 반복교육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부모는 사람들의 눈총보다 아이의 노력을 존중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어린아이는 그곳이 어디인지 정확한 인지가 어렵다. 단지 자신의 의사를 표현할 뿐이다. 그러기에 반복적으로 아이에게 가르치는 것이 부모와 사회의 역할이 아닐까 싶다. 기다려주는 것이 맞다 싶으니 참을만하다. 단지 피아노 연주는 듣기 좋아도 교습 소리는 듣기 힘든 것처럼 부모의 반복적인 훈육 소리는 듣기 힘들다.
예의라는 것은 누구를 위한 것일까. 어디까지가 예의일까.
어린아이가 부모에게 배울 시간을 기다려 주는 것이 예의일까.
공공장소를 벗어나 가정에서만 훈육하는 것이 예의일까.
배려가 있어야 예의가 지켜지는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