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내는 마음 남아 있는 마음

반려묘

by 오순

요즘 들어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니 좋다. 만성피로가 치유된 느낌이다. 새소리에 눈을 뜰 수 있는 여유와 평화로움이 좋다. 눈을 뜨고도 무슨 새가 우는지 귀를 기울여 본다. 이름을 아는 새도 있고 모르는 새도 있다. 저렇게 이른 아침마다 지저귀고 있었는데 이제야 듣는구나.


노령견을 뒷바라지하는 고달픔을 올린 글을 보았다. 반려묘를 보내고 나니 이제 보인다. 뒷바라지가 힘들어서라기보다는 치유되지 않는 노화라서 죽음을 마주하기가 힘들어서 더 힘든 것이라는 것을 안다.


무지한 집사를 만나 어쨌든 고생을 덜하고 빨리 갔지만 빨리 가서 또 아쉽다. 아마 늦게 고생하면서 갔어도 힘들다 투덜거리면서 가고 난 뒤 같은 아쉬움과 회한을 가졌을 것 같다.


너무 무지해서 다른 방법을 생각도 못했다. 노화일 땐 병원 가면 더 고생하니 자연사하게 놔두는 것이 고통을 덜 받게 한다는 경험자의 말을 따랐다. 다행히 치매 외 지병은 없었다. 다른 병원을 더 가보던가 맛있는 것 더 먹일 수 있었지 않았을까 하는 회한이 밀려온다.


제일 후회되는 게 마지막 가는 길에 같이 있어주지 못했다는 것이 가슴 아프다. 같이 있기를 원했는데 기다리라고 하고 일하러 간 것이 회한으로 남아있다. 조짐이 이상하여 반차를 내고 오후에 왔을 때는 이미 간 뒤였다. 무지한 집사 놈이었다. 일이 뭐라고 그리 홀로 보냈는지 모르겠다.


그날 아침 몸이 굳어가고 있었는데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속상해서 입에서 냄새난다고 강제로 씻기고 맨바닥에 있는 게 싫어 담요를 깔아주었다. 무의식 중에 알아차린 것인지 깨끗이 단장을 해주고 자리까지 정돈해 준 것이다.


출근하려는데 야옹 하고 작은 소리로 울었다. 가지 말라는 소리로 알아듣고 기다리라고 하고 나갔다. 그것이 작별인사였을까. 그것도 못 알아들었던 집사는 뒤늦게 회한만 가득하다. 잘 가라고 인사를 못한 것이 마음에 걸려 허공에 대고 잘 가라고 했다.


못 해준 것만 생각나서 1년은 말을 꺼내기도 힘들었다. 2년이 지난 지금은 가끔 이야기를 한다. 아직은 마음 편하게 사진을 보지 못한다. 마음이 아파서이다. 남은 자의 회한이겠지만 없다는 게 실감이 나지 않는다. 그냥 안 보인다고 생각이 들 뿐이다.


가끔 남아 있는 다른 반려묘의 이름을 그의 이름으로 부르며 헷갈릴 때가 종종 있다. 이름도 자주 부를 수가 없구나 하고 그가 없음을 실감하곤 한다. 보내는 마음은 짧지만 남아 있는 마음은 오래오래 간다.


문득 진하게 보고 싶어진다. 사진을 보게 되면 너무 힘들어져서 마음으로만 생각한다. 그럴 땐 왠지 마음으로 만나는 기분이다. 그래도 시간이 흐를수록 마음이 덜 무거워지는 게 느껴진다.


보내는 데 시간이 걸리는가 보다. 항상 있던 자리에 없다는 것에 믿어지지 않아 허공을 헤매며 눈물이 나곤 했었다. 이젠 마음속에 들어 있어 흡족하진 않지만 언제든 꺼내어 생각할 수 있어 다행이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백치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