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삶
몇 개월 안 된 새끼고양이가 참새를 쫓아 나무를 탄다. 잔디 위에 있어 살금살금 다가가는데 참새가 휘릭 날아올라 나뭇가지에 앉았다. 멍하니 한참을 바라보던 고양이가 결심한 듯 나무 위로 올라간다. 아직 어려서인지 호기심이 귀차니즘을 이겨낸 듯하다. 한참 오르는데 참새는 다른 나뭇가지 위로 옮겨 앉는다.
인기척에 뒤돌아보더니 내려오려 한다. 아마도 도망치려는 것인데 너무 높이 올라간 것인지 생각보다 높았는지 어린 마음에 주춤한다. 더 겁먹기 전에 자리를 떠나 주었다. 그래야만 안심하고 편하게 내려올 것 같다.
두려움보다는 호기심이 더 큰 그 나이가 부럽다. 어디 하나 부러질까 조심조심 걷는 노화가 싫다. 기나긴 노화는 모든 것을 부질없게 만든다. 지팡이만 짚지 않았을 뿐 발걸음은 천근만근 위태롭기 그지없다.
근력을 키우려 애써보지만 이미 사라진 근력은 돌아오지 않고 샤로운 근력은 아주 미미하기 그지없다. 몸이 젊음이 건강이 재산임을 실감하는 나이가 되었다. 살긴 하는데 삶의 질이 다르다.
잃어야만 가진 것의 소중함을 생각이 아닌 마음으로 알게 된다. 사람은 모든 것을 단순화해서 쉽게 가려는 본능이 작동한다고 한다. 아마도 내 나이를 부러워하는 더 노화된 세대가 있겠지만 나는 더 젊은 세대를 바라보고 부러워한다. 십 년만 젊다면 뭐든 다 할 것 같은데 하면서.
현재 가진 것으로 만족하지 못하고 잃어버린 것에 한탄하고 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듯. 머리로는 건강한 삶에 대해 항상 생각하고 있어 진짜 건강 챙기며 사는 줄 알았다. 삶은 생각으로 살아지는 것이 아니었다.
지금은 한참 늦었지만 행동으로 건강을 챙긴다. 금방이라도 무너져 요양병원 가는 것 아닌가 하는 공포에서 노력하니 신기하게도 몸이 조금씩 회복되고 있다. 전처럼은 아니지만 긴 노년을 잘 살 수도 있겠다 싶다.
꾸준함이 얼마나 힘든지 알겠다. 운동선수처럼 쉬지 않고 운동하고 챙겨 먹으며 관리해야 한다. 그동안 방치했던 게 이제야 미안한 생각이 든다. 소중한 내 몸 내가 챙겨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