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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하는 건가

시샘

by 오순


수영하기 전 사워를 하는데 샤워하던 옆사람이 말을 건다. 몇 년 생이냐고 묻는다. '나이는 알아서 뭐 하려고 묻는가' 하는 거부감이 있었는데 일 년 넘게 다니다 보니 낯이 익어서인지 쉬이 대답이 나온다. 거의 매일매일을 수영하는 그들의 열동(열나 운동)에 나도 가끔 연령이 궁금할 때가 있다.


되묻지 않았는데 자기는 몇 년 생이라고 말해준다. 나이가 나보다 더 들었을 거라고 예상은 했지만 거의 십 년 차이가 난다. 저번 다른 수영자가 나이를 물으며 그의 나이를 듣고 거의 십오 년은 차이가 나 놀란 적 있어 이번에는 그러려니 해서 아 그러느냐고 했다.


샤워기 물소리와 수영자들의 소란에 웬만해서는 대화가 어려운데도 다들 목청껏 외쳐대며 수다를 하고 있다. 그 수영자도 내 대답을 듣기 위해 샤워기를 잠깐 끄기까지 했다. 그러더니 나보고 바늘로 찔러도 피 한 방울 안 나오게 단단하게 생겼다고 한다.


잉~ 이게 뭔 소리지?? 앞부분 들을 때는 면전에 대고 욕하는 건가 하여 멍하니 쳐다보다 이어진 뒷말이 보태지면서 띵하고 말았다. 말이 좀 이상하지만 대충 웃으면서 보기와는 다르다고 대답했다. 연이어 뭐라고 자꾸 말을 시킨다. 쳐다보니 맨날 수영하기 싫다고 한다. ‘그쵸 지겹기는 하죠’하고 맞장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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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랜서 편집디자이너로 생계를 꾸려나가며 일상에서 다가오는 삶을 풀어보고자 하는 오순의 브런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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