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산책인가? 운동인가?

멀티가 가능하다고??

by 오순

매일 같은 코스로 매번 같은 시간대에 산책을 하다 보니 모든 풍경들이 그저 그런 매번 보던 똑같은 것으로 보인다. 더 이상 새롭게 볼 것도 없다 생각되니 내딛는 걸음은 빨라지고 빨라지는 만큼 다리는 지쳐가고 허리통증이 가중되어 중간에 할 수 없이 쉬어가게 된다.


새로움이 없다는 생각에 걷기에만 집중되는 지루한 산책이다. 그렇게 의무적으로 하듯 걷는데 앞에 아주 느리게 걷고 있는 사람이 보인다. 뭐지? 늙지도 젊지도 않은데 그의 걸음은 아주 느려터져 태만스럽기 그지없다. 그 누가 앞질러 가든 뒤쳐져 가든 별 상관이 없다.


그에게 보이는 것은 그의 느긋한 발걸음뿐이다. 옷차림은 집에서 노닥거리다가 겉옷 대충 주워 입고 나온 흐트러진 모습이다. 결례를 무릅쓰고 재빨리 앞서가다 휙 돌아서서 어떤 얼굴인지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백수일까? 퇴직자일까? 휴직자일까? 프리랜서일까? 그냥 그가 무엇을 하는 사람일까 그의 직업이 궁금해진다.

지금 바로 작가의 멤버십 구독자가 되어
멤버십 특별 연재 콘텐츠를 모두 만나 보세요.

brunch membership
오순작가님의 멤버십을 시작해 보세요!

프리랜서 편집디자이너로 생계를 꾸려나가며 일상에서 다가오는 삶을 풀어보고자 하는 오순의 브런치입니다.

39 구독자

오직 멤버십 구독자만 볼 수 있는,
이 작가의 특별 연재 콘텐츠

  • 최근 30일간 9개의 멤버십 콘텐츠 발행
  • 총 79개의 혜택 콘텐츠
최신 발행글 더보기
이전 09화나만의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