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가 가능하다고??
매일 같은 코스로 매번 같은 시간대에 산책을 하다 보니 모든 풍경들이 그저 그런 매번 보던 똑같은 것으로 보인다. 더 이상 새롭게 볼 것도 없다 생각되니 내딛는 걸음은 빨라지고 빨라지는 만큼 다리는 지쳐가고 허리통증이 가중되어 중간에 할 수 없이 쉬어가게 된다.
새로움이 없다는 생각에 걷기에만 집중되는 지루한 산책이다. 그렇게 의무적으로 하듯 걷는데 앞에 아주 느리게 걷고 있는 사람이 보인다. 뭐지? 늙지도 젊지도 않은데 그의 걸음은 아주 느려터져 태만스럽기 그지없다. 그 누가 앞질러 가든 뒤쳐져 가든 별 상관이 없다.
그에게 보이는 것은 그의 느긋한 발걸음뿐이다. 옷차림은 집에서 노닥거리다가 겉옷 대충 주워 입고 나온 흐트러진 모습이다. 결례를 무릅쓰고 재빨리 앞서가다 휙 돌아서서 어떤 얼굴인지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백수일까? 퇴직자일까? 휴직자일까? 프리랜서일까? 그냥 그가 무엇을 하는 사람일까 그의 직업이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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