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막하다
코로나가 2차, 3차 감염으로 번져 나가는 요즈음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점차 강화되고 있다.
오고 가는 사람이 드문 이른 오전에 산책하러 집 앞 공원에 나왔다.
한 바퀴 돌고 나서 지하에 있는 공원 카페에 들렀다.
방문 기록을 남기고, 체온을 재고, 손 소독을 하고 자리에 앉았다.
좌석마다 일정 거리를 두고 있음에도 사람이 거의 없다.
창가에 자리를 하고 앉았다.
반지하라서 창가 풍경이 제법 보인다.
창틀에는 일정 거리만큼 화분들이 아담하게 자리하고 있다.
화분들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나 보다. ㅎㅎㅎ
창밖을 내다보니 길고양이들 두 마리가 장난치며 놀고 있다.
공원에 길게 놓인 벤치에 노인 네다섯 명이 햇빛 바라기를 하고 있다.
창밖으로 오고 가는 이들이 있어 심심찮게 구경을 했다.
지킴이도 없고 방문객이 나를 포함해 3명 정도 있다.
창밖 풍경과 창 안의 고요함이 글 쓰기에 너무 좋다.
노트에 한참을 끄적거리고 있는데 너무 조용하다.
온풍기 소리만이 내 귀를 울린다.
이런 때 조용한 음악이 흐르면 얼마나 좋을까.
고개를 들어 뒤돌아보니 아무도 없다.
혼자 있다는 것이 싫다.
온풍기 소리만 규칙적으로 들려온다.
온풍기 소리가 실내의 고요를 더 적막하게 만들어 가고 있다.
카페 안에 모든 것들이 숨도 쉬지 않고 적막 속에 묻혀 들어가는 기분이다.
화분 속에 화초들도 조화처럼 움직임이 없다.
그 속에서 나도 파묻혀 먼지가 될 것 같다.
겨우 이십여분 정도 지났는데 답답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창밖을 내다보아도 흥미롭지가 않다.
사람이 너무 많으면 정신없고 사람이 아예 없으면 무료하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대면 소통이 없이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서 그런 것일까.
일정 거리를 두고서라도 사람을 보고 싶었나 보다.
결국 밖으로 나와 다시 산책을 하며 햇볕을 쏘였다.
따뜻한 차 한 잔 하며 담소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다.
꾸욱 참고 집으로 돌아와 떠오르는 대로 아무 노래나 소리 내어 불렀다.
코로나 언제나 잠잠해지려나.
세상 모든 이들을 잠정 수인으로 가둬놓은 범인 코로나
아직 이만하길 다행이라 감사하며 조용히 지내야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