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앞서거니 뒤서거니
기다리고 따라가고...
그러면서 우린 서로에게 등대이다.
네가 있기에 나를 느끼고 나를 알 수 있듯
내가 빛나면 너도 너를 느끼고 너를 알게 되겠지
우린 서로를 비쳐 주면서 삶을 사는 것
그래...
혼자가 아니어서 참 다행이다
우리들이어서 너무나 기쁘다
세상은 너와 내가 있기에 세상이야!
들어주기만 해도 위로가 되는 것인가.
맞은편에서 차를 마시며 자기 이야기에 열중한 친구를 본다.
같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참 좋구나 생각했다.
열기를 뿜어내는 친구의 이야기에 섣불리 끼어들어 논리적으로 정리하지 않아도 된다.
가만히 듣고 있으면 친구의 출렁이던 분노는 사그라들고 차분해진다.
때로 이야기를 듣다 보면 답답해져 내가 다 아는 것 마냥 상대방 제쳐놓고 혼자 떠들고 있을 때가 있다.
헤어지면서 잘난 척한 나를 탓하지만 어쩔 것인가. 입 운동 제대로 해버렸네.
'미안하다, 친구야! 더 많이 떠들어서.'
나이가 들면 익어가는 이삭처럼 고개를 숙일 줄 알았는데 빈 쭉정이처럼 하늘 높은 줄 모르고 고개를 흔들어대고 있다.
이번에는 듣기만 해야지 했는데 막상 만나 십 분도 지나지 않아 나도 모르게 입이 앞서가고 있다.
그래도 일방통행이 아닌 쌍방통행으로 같이 떠들어서 다행이긴 하다.
우리는 서로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싶어 만난다.
처음엔 듣는 척 조용하지만 조금 있으면 자기 이야기하기 바빠 떠들썩하다.
서로 말하느라 시끌벅적한 속에서 자기 이야기를 더 잘 듣게 하기 위해 점점 커지는 목소리 때문에 나중엔 목구멍이 다 아프다. 누가 듣는 것인지 누가 말하는 것인지 구별이 잘 안 되는 상황이다.
서로 떠들어도 탓하지 않는 친구가 있어서 좋다.
외로울 때 친구를 만나면 세상에 혼자가 아니었구나, 네가 내 옆에 있었구나 하는 생각에 위로가 된다.
헤어질 때 돌아서면 아직도 못한 이야기가 많이 남은 듯 조금은 허전하지만 그래도 다음에 또 만날 수 있으니 괜찮다.
다음에 차 한 잔 하자 친구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