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알

후회

by 오순


어떻게 살든 후회는 하지 않겠다고 장담했던 시절이 있었다. 지금도 후회하고 싶지 않은데 하고 있다. 어떤 선택을 하던 그것이 최선일 것이라고 믿기로 했는데 지금은 그 믿음이 아쉬움으로 변해 나를 괴롭히고 있다. 선택하지 않은 길에 대한 로망이 나를 주저앉히고 있다.


갈 길이 거의 없다 보니 이러는 것인지 지금 가고 있는 길이 끝이 보이니 이러는 것인지 그냥 쉬이 가고 싶어 이러는 것인지 도무지 나도 나를 모르겠다. 남들이 선택해 가는 길이 더 빛나 보이고 쉬워 보이는지도 모르겠다. 이러는 내가 어리석은 줄 알면서도 헤어나지를 못하고 있다.


‘나 다시 돌아갈래!’라고 어느 영화에서 주인공이 외침처럼 돌아가 다시 선택하고 싶다. 다시 시작하고 싶은 마음과 돌아가고 싶지 않은 마음이 어정쩡하게 뒤섞여 있다. 하나의 길을 선택해 걸어와도 한참을 왔는데 어떻게 다시 돌아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수 있단 말인가. 되돌아갈 수 없음을 알면서도 마음이 갈팡질팡하고 있다. 진짜 다시 시작하고 싶어서 그런 것 같지는 않다.


지금 가고 있는 이 길이 마음에 들지 않기 시작하고 어디서를 보완해야 나아질지 모르겠고 지쳐가고 있다. 멈춰 선 자리에서 다시 가야 되는데 일어서지 못하고 있다. 남들은 주저 없이 잘만 가는데, 나를 앞질러 힘차게 가고 있는데 나는 왜 이리 헤매고 있는 것일까. 이제 와서 이 길이 내 길이 맞는지 묻고 있으니 얼마나 한심한 것인가.


잘 된 선택이 아니라 할지라도 최선을 다해서 가다 보면 잘 된 선택이 되어간다고 한다. 그 말대로 여태껏 최선을 다해 살아온 것 같은데 갑자기 더 나은 길이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열심히 해 온 노력이 과연 잘한 것일까 헛된 짓은 아니었을까 헷갈리기 시작했다. 내 길이 확실하다는 증거를 보고 싶은 데 결과물이 손아귀에 쥐어지지 않는다. 무작정 살아온 세월이 너무 허무하다.


마음을 비우기가 어렵다. 내 마음에 ‘더 나은 길이 있었을지도 모르는데 바보처럼 한 길만 가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하는 의혹으로 가득 차 버렸다. 이런 후회스러운 가정들이 나를 짓누르고 있다. 더 많은 황금알을 얻고 싶어 황금알을 낳고 있는 닭의 배를 가르는 농부의 욕망처럼 소소하게 나의 결과물에 만족하지 못하고 다른 것을 꿈꾸는 나의 어리석음이 요즘 나의 일상을 망치고 있다.


모든 고통은 자신에게서 나온다 했다. 나의 고통은 누가 부여한 것이 아니라 내 잡생각들이 준 것이다. 알면서도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그건 아마도 머리로만 알고 가슴으로 이해하지 못한 탓이리라. 나이가 들수록 욕심이 많아져 제어하기가 힘들다. 결과물을 빨리 보고 싶은 욕심이 너무 커서 과정을 지켜보는 기쁨을 누리지 못하고 성급한 마음에 결과를 기다리는 것이 고통으로 변질되고 있다. 다 알고 있는데 제어가 안 된다. 한탄 그만하고 오늘 하루만이라도 와인 한 잔으로 나를 풀어 주자.




The Road Not Taken by <Robert Frost>

Two roads diverged in a yellow wood,
And sorry I could not travel both
And be one traveler, long I stood
And looked down one as far as I could
To where it bent in the undergrowth;

Then took the other, as just as fair,
And having perhaps the better claim,
Because it was grassy and wanted wear;
Though as for that the passing there
Had worn them really about the same,

And both that morning equally lay
In leaves no step had trodden black.
Oh, I kept the first for another day!
Yet knowing how way leads on to way,
I doubted if I should ever come back.

I shall be telling this with a sigh
Somewhere ages and ages hence:
Two roads diverged in a wood, and I—
I took the one less traveled by,
And that has made all the differ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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