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육체에 건강한 정신

소중한 몸

by 오순

태아가 엄마와 탯줄로 연결되어 자궁 속에서 몸을 둥글게 구부리고 있다. 태어나서도 몇 해 동안 아기들은 신기한 듯 자기 발을 빨면서 자신의 몸을 가지고 논다. 서서 걷게 되고 점점 자라면서 아이는 자신보다는 외부에 관심을 갖게 된다. 성인이 되었을 때는 사회에서 우월한 위치를 자리하고자 많은 지식과 정보를 쌓은 두뇌와 이성을 제일 중요시하게 된다. 몸은 그저 이성의 보조물이자 머슴이 된다. 나이가 들어 몸이 말을 듣지 않게 되면 그제야 몸의 존재를 의식하게 된다.


건강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게 된다고 한다. 몸은 그저 이성이 지시하는 대로 따라주는 하인처럼 여겼는데 어느 순간 몸이 나를 따라주지 않으니 고고한 나의 이성은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한마디로 사람의 이성과 몸은 수직관계가 아니고 수평관계였음을 그것도 서로 필요 불가결한 존재였음을 깨닫게 되었다. 건강을 잃고 나서야 뒤늦게 자신의 몸을 너무 혹사하고 배려하지 않았음을 후회하였다. 무너지고 있는 몸을 회복시키는데 엄청난 노력과 시간이 들어갔다.


튼튼한 몸이 거저 생긴 줄 알고 젊어서는 마음대로 사용하였다. 몸이 좋지 않으면 잠깐의 노력으로도 금방 회복되었다. 사는데 거칠 것이 없었다. 나이 들어 몸이 나빠지니 아무리 노력해도 더디 회복되고 금방 다시 나빠지기 일쑤였다. 사는데 지장이 생기고 자신감을 잃게 만들었다. 한마디로 한두 달 운동하면 회복되던 몸이 일이 년을 해 주어야 회복된다. 답답하지만 회복된다는 희망이 얼마나 신기하고 큰 기쁨이던지. 무던히 참고 꾸준하게 운동을 밥 먹듯이 날마다 열심히 해야만 몸이 균형을 잃지 않는 나이가 되었다.


운동을 하다 보니 그동안 내 몸의 얼마나 많은 곳에서 근력이 빠져나갔는지 그것 찾아오는 것만으로도 정신이 없었다. 운동이 끝나고 나면 온몸이 땀으로 젖고 여기저기 아파온다. 한마디로 안 쓰던 근육을 써서 운동하니 근육통이 발생한 것이다. 그렇게 3개월 정도 운동을 지속하고 나니 그제야 엄지발가락에 조금씩 힘이 생기고 아랫배가 탄탄해지며 엉덩이에 힘이 들어갔다. 처음 신기해서 자기 발가락 빨며 노는 아이처럼 엄지발가락에 힘이 생기는 것을 보며 나의 엄지발가락이 너무 기특하여 한참을 내려다보았다.


정신과 이성만을 최고로 여겼던 선입관을 고치는데도 많은 노력이 필요했다. 건강한 정신에 건강한 육체가 따르는 것이 아니고, 건강한 육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드는 것임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입었다 벗어던지는 낡은 옷처럼 가벼이 여겼던 몸에 대한 미안함과 후회가 밀려왔다. 늦었지만 그래도 어루만져 주고 배려해 주자 회복되는 몸이 신기하기도 했고 감사하기도 했다. 너무 늦으면 몸이 회복시기를 놓쳐 그대로 주저앉는 사람들도 많다.


육체가 무너지니 정신은 얼마 버티지 못하고 무너져 갔다. 나이 든 사람들은 육체가 무너져 노화가 온다. 뒤늦게나마 몸의 소중함을 알았다. 열심히 아껴가며 근력을 잃지 않도록 운동하고 영양분을 골고루 섭취하여 건강한 삶을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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