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야,
지인의 소개로 지난 4월부터
매주 토요일 아침에 독서 토론에 참여하고 있단다.
이전에는 7시 30분에 시작했으나,
오늘부터 7시 10분으로 앞당겼다.
모임은 9시 조금 전까지 진행한다.
오늘은 김완 작가의 '죽은자의 집 청소'였다.
진행자는 2021년 1~4월까지의 개인, 직업적으로
나를 기분좋게 한 일을 말하게 했다.
병영 독서코칭 강사가 됐다는 분의 얘기가 기억에 남는다.
나도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하게 된다.
이 책은 ‘고독사’ ‘자살’ ‘범죄 현장’ ‘동물 사체’ 등
눈에 띄지 않는 청소를 하는
특수청소업체 ‘하드웍스’ 대표가 쓴 책이다.
작가는 "어질러진 것을 치우고 비운다.
그 점에서 내가 하는 일도 식탁 치우기와 다를 바가 없다.
식탁 위에 차렸던 것을 주방으로 옮기듯
그저 집에 있는 것을 끌어모아 집 바깥으로 내보내는 것이다.
매일 지구상의 모든 가정과 식당에서 일어나는 식탁 치우기는
내 일과 본질적으로 같다(134p)"라고 한다.
죽음은 일상이고,
그 일상과 함께 하는 삶의 기록이라 할 수 있다.
참가자들은 그가 어떻게 그 일을 계속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고 했다.
작가는 일본에서 동일본 대지진 현장을 경험한다.
나는 그의 일본 생활 경험이 죽음을 그리 멀리 않게 여기는 이유가 되리라 본다.
내가 아는 일본 심리학 교수가 타계했다.
명절 때 나를 댁으로 초대해 주시고
바닷가에 있는 학교 연수원으로 가족끼리
여행도 해주신 분이다.
몇 해가 지나고 일본에 갔다가 고인의 자택을 찾았다.
사모님은 교수님의 유골함을 방안에 모셔두고 있었다.
그만큼 죽음을 가깝게 여기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 그가 계속 그 일을 하는 것은
작가에게 그 일은 글을 쓰기 위한 장치이고,
일은 곧 치열한 작가정신을 드러내고 있다는 생각이다.
'염쟁이 유 씨'라는 연극을 본 적이 있다.
유 씨는 "죽는 것 무서워 말어, 잘 사는 게 더 힘든 거야."라고 한다.
그렇다.
지금 살아가는 게 더 힘들 수 있다.
그래도 스피노자가
"내일 지구의 종말이 오더라도 한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노라."고 했듯이,
순간순간 충실함이 의미가 있으리라 본다.
시인 김수영은
"죽음은 준비될 때 존엄하다."고 했다.
2010년부터 일본에서 유행하고 있는 '미리 하는 장례식'도
그에 해당되리라 본다.
나는 아마 자연사를 하지 않을까 싶다.
그 근거는
외할머니가 94세에 식사를 하시다 숟가락을 놓으셨고,
올해 88세인 어머니가 아직 정신이 건강한 것이다.
나도 큰 잔병치레 없이 지금까지 건강하게 살아왔으니,
앞으로도 그러지 않을까 싶다.
독서하며, 글쓰고, 상담하며, 강연하는
하고 싶은 삶 살다가,
내 정신이 건강할 때 기억하고 싶은 사람들과
조촐할 자리를 마련하여 미리 장례식을 치르고 싶다.
그 자리에 참석한 누군가가
나를 화장한 후,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자연 속에
나를 그물에도 걸리지 않을 바람에 맡겨주기를 바란다.
스티브 잡스는
죽음이야말로 인간의 발명품이며,
죽음을 생각하면, 정말 무엇이 중요한지 알게 된다고 했다.
죽음은 먼 이야기가 아니다.
언제 올지 모를 죽음을 생각한다.
죽음은 역설적이게 삶을 생각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