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2. 100일의 정성

by 최순자

선물 겉봉투에

‘백일 동안 맺은 결실’이라는 글씨와

이파리가 붙어 있다.


호랑이 강남콩이라며,

새벽에 친정어머니와 밭에 나가 따왔다며 건네준다.


주말 오후에 톡이 왔다.

집 가까이 사는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원장이다.

주고 싶은 게 있다며 잠깐 보자는 내용이다.


나는 도서관에 있으니

끝나는 시간 맞춰서 만나자고 했다.


100이라면,

그와 그의 어머니는

3월 말이나 4월 초에 흙을 고르고,

강낭콩 씨를 심고,

물을 주고,

풀을 뽑아주고,

거름을 주며 마음을 기울였을 것이다.


거기다

자연은 햇볕과 바람과 비를 내려주었을 것이고.



밥 속에 넣어

한 알 한 알 천천히 먹어보련다.

100일의 정성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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