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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순자 Dec 16. 2021

142. 마음의 창, 눈을 바라보고 싶다

오늘은 아침 아홉 시부터 강의가 있는 날이다.

유아정신병리 과목으로 박사과정생을 대상으로 한 강의였다.

웹엑스로 발표, 관련 영화보기, 피드백, 토의, 소감나누기로 종강을 했다.



정오부터는 학부 3학년을 대상으로  맡은 부모교육론 시험을

웹엑스에서 치르는 날이다.

영상을 켜고 감독을 하는데, 머리에서 손까지 보이도록 하라고는 하지만,

노트북으로 할 경우는 학생들이 손까지 보여주기는 어렵다.

솔직히 화면에 미리 정리된 내용을 보는지까지 확인이 어려운 상황이다.

그래서 변별력을 갖기 위해 개념 위주로 단답형을 내기도 하지만,

논술형에 비중을 두고 이해한 내용을 토대로 자신의 생각을 쓰도록 하고 있다.



위 두 과목은 원래 월요일 강의였는데,

이번학기는 월요일에 대체 휴일이 두 번(개천절, 한글날),

추석연휴로 휴강이어서 학교에서 정해준 날에 보강을 했다.

예전에는 교수들이 어느 요일에 공휴일이 많은지 살핀 후 

그 요일을 서로 맡으려 했다는데,

지금은 통하지 않는다.

학습자 학습권 보장을 해야 한다며, 교육부 감사 대상이다.

맞기는 한데, 학생들도 보강을 좋아할지 모르겠다.


강의시간도 종강일이고 시험보는 날이지만,

배정된 세 시간을 다 채워야 한다(녹화가 됨).

대학원생들은 시간이 부족할 정도였지만,

학부생들에게 시험 후 강의를 하기가 좀 그랬다.

그래서 한 학기 소감과

독서 과제로 내준 '아이가 보내는 신호들' '아이의 마음 읽기'

소감을 나눴다.

대부분 긍정적으로 얘기해 줬다.


"막연히 필요하다고만 생각했던 부모교육이었는데,

수업을 통해 이론이나 방법, 프로그램 등을 자세하게 알 수 있어서

한 주 한 주가 뜻 깊은 시간들이었다."

"부모교육론 수업의 모든 내용이 유익하고 인상 깊었지만,

그중에서도 부모가 변하면 아이들도 변한다는 교수님의 말씀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교수님이 쓴 책을 읽고) 교수님이 어떤 생각을 하시는지도 알게 되어 좋았고

유익한 내용들을 교과서처럼 딱딱하게 읽는 것이 아니라

재미있게 연구 결과도 있고 예시들도 있어서 읽기에 흥미로웠다.

이 수업을 듣지 않는 다른 친구들에게도 권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오후 세 시 반에는 지역 도서관 사업인 기록남기기 프로젝트 관련 회의를 

줌으로 했고, 밤 여덞 시에는 상담관련 공부 과정을 역시 줌으로 했다.



하루 내내 비대면으로 사람들을 만났다.

이제는 시공간을 떠난 비대면 만남이 익숙해지기도 했다.

내일도 비대면으로 네 과목 수강생을 만난다.

제일 아쉬운 것은

사람의 마음을 알 수 있는 눈을 제대로 마주치지 못한다는 점이다.

눈이 마음의 창이라는데,

그 마음을 제대로 읽을 수 없다.


술은 입으로 들어오고,

사랑은 눈으로 들어온다(예이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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