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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순자 Jan 12. 2022

154. 어린이를 배려한다는 것

아동심리&부모교육 전문가 최순자 박사 285회 칼럼

최순자(2022). 어린이를 배려한다는 것. 국제아동발달교육연구원. 2022. 1. 12.



“지금 수업 중이니 네 시 이후에 전화주세요.”

“지금 아이들 잠자는 시간이라 통화가 어려워요.”

“아이들 잠자는 시간이라 전화 받기가 더 좋아요.”

“지금은 통화가 어렵고,

지도교사 세 시 반에 퇴근하므로 그 이전에 전화주세요.”

“제(원장)가 지금 외부에 있는데 정확히 세 시에 다시 전화주세요.”


코로나19로 직접 보육 현장을 가지 못하고

전화로 하는 보육실습 지도 중 오늘 들은 어린이집 측의 얘기들이다.

모두 대응이 다르다.

예를 들어 아이들 잠자는 시간이라 통화가 어렵다는 원,

오히려 활동 시간보다 아이들 잠자는 시간이 통화하기 쉽다는 원,

원장 휴대전화로 어린이집 전화가 착신되어 있는데,

원장이 외부에 있어 지도교사와 실습생과 통화가 어려운 원 등...


실습지도 전화는 지도교사와 보육실습생 두 사람과 통화한다.

주로 실습생에게는 애로사항을 듣고, 오리엔테이션 때 얘기한 내용이지만,

주의사항과 배워야 할 점을 얘기하고,

지도교사에게는 후학을 양성한다는 생각으로 잘 지도해 달라고 부탁한다.

먼저 원장이 전화를 받게 되면,

어려운 상황에 실습생을 받아준 데 감사를 표하기도 한다.


실습지도로 전화할 때는 가능하면,

점심 시간이나 아이들 잠자는 시간,

등하원 시간은 피해서 전화를 하는 편이다.

그런데 잠자는 시간도 원마다 약간씩 다르다 보니,

어떨 때는 아이들 잠자는 시간에 할 때도 있다.


몇 년 전 직접 어린이집으로 실습지도를 나갔을 때이다.

지도를 다니다 보면 아이들 잠자는 시간에 방문할 수도 있다.

수도권에 있는 어느 원이었다.

내가 들어섰는데 실내 등이 꺼져 있다.

원장은 입술에 손을 대고 나를 원장실로 안내한다.

아이들 잠자는 시간이었던 것이다.

원장은 목소리를 낮춰 소곤소곤 얘기한다.


지금도 그렇지만 어린이집 원아 모집이 어려울 때였다.

그 원은 특별한 광고를 하지 않는데도 대기자가 있다고 했다.

잠자는 아이들을 배려하는 원장의 모습에서

그 비결을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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