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5. 아동보호, 사회적 안전망 시스템을 구축해야

by 최순자

아동보호, 사회적 안전망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지금도 가슴이 먹먹하다. 2012년 7월 25일 아동의 발인식 때는 눈물이 났고 명복을 빌어주기도 했다. 같은 해 7월 16일 아침 어느 농촌지역에서 학교에 가려던 열 살의 초등학교 4학년 여자 아동이 버스를 기다리다 옆동네에 사는 아저씨의 트럭에 탔다. 약 1주일 후 그 아동은 시신으로 발견됐다. 옆동네 아저씨가 가해자였다. 보도에 의하면 그는 전과 12범으로 7년전에도 성범죄로 4년간 복역하다 나왔다고 한다. 사건 후 성범죄자에 대해 신상공개 강화, 전자발찌, 화학적 거세 등에 관한 얘기가 다시 나오고 있다. 그러나 문제해결의 본질은 사회 안전망 구축이라 본다. 그래야 여건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 학교도 거의 빠지지 않을 정도로 성실했고, 발표력도 좋았던 그 아동과 같은 피해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


피해 아동은 두 살 때 부모가 이혼을 하고 새엄마도 한 달 전 집을 나갔다고 한다. 아버지는 건설현장 일용직으로 전국을 돌아다니다 보니 며칠에 한 번씩에 집에 들어왔다고 한다. 집에는 군입대를 앞둔 열 살 차이의 오빠가 있었지만 밤에는 아르바이트를 하고 낮에는 잠을 자므로 아동을 돌볼 수 있는 상황이 못 되었다고 한다. 아동은 늘 배가 고파 친구네 집 냉장고 문을 열어 먹을 것을 꺼내 먹거나, 어느 집 텃밭에 있는 토마토를 따먹어도 되냐고 묻고 따먹기도 했다고 한다. 먹을 것을 주는 사람은 잘 따랐다고도 한다. 사건 당일 새벽에도 중국집에 다니는 아는 오빠에게 전화로 배고프다고 했단다.


시골 동네치고 꽤 큰 동네로 186가구가 있었고, 아동은 교회도 다닌 적이 있었다고 한다. 그 지역 도심부에는 지역아동센터가 3개소가 있다고 한다. 그런데 지역아동센터는 농촌지역까지 관할할 여건이 못 되고 있는 실정이라는 것이다. 현재 전국에 약 3천 900여 개소의 지역아동센터가 있는데 3천 500여 개소에 월 395만원이 지원되고 있는데 이 금액으로는 아동들의 간식비, 냉방비 등으로 사용하기도 부족하여 제대로 인적자원 채용도 어렵다는 것이다. 나도 가까운 지역아동센터에서 강의를 한 적이 있다. 담당 사회복지사는 국가에서 운영비를 더 많이 책정해 주어야 한다는 것을 강조했다. 대학을 나와 복지사로 근무하고 있으나 그들의 월급은 일반 회사 기준에 비하여 매우 열악했다. 강사료의 일부를 아동들에게 쓰여졌으면 하고 후원했던 기억이 있다.

범인 현장 검증에 지역의 많은 주민들이 와서 지켜보았다. 왜 그 아동이 배고파하며 홀로 지낼 때는 제대로 관심을 두지 못했는지? 교회를 다녔다고도 하는데 왜 아동에 대한 배려는 안 되었을까? 장례식 때 지역의 자생단체에서 2백 50만원을 모아 피해 아동의 아버지에게 전달했다고 한다. 왜 아동이 살아있을 때 그런 일을 하지 못했던 걸까? 이 글을 쓰는 나도 "내가 사는 지역에 이런 아동은 없는지?"에 생각이 머물지만 적극적·지속적 지원까지는 못하고 있다. 어떤 계기 있다면 할 수 있을 것이다. 아동보호는 개인적 관심도 필요하겠지만 사회 시스템적으로 구축되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 아동에 대한 상황이 파악되고 등하원에 대한 배려가 있었다면 이번 사건은 막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국민이 납부한 세금은 바로 이런 아동들에게 가장 우선적으로 배분되도록 하고 사회적 안전망 시스템을 만들 수 있는 인적자원을 충원해야 한다. 이 사건을 계기로 보다 구체적인 아동보호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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