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집운영위원회 구성은 합리적인가
보육교사 1급 승급대상 교사들에게 '영유아보육법과 보육관련법'을 가지고 강의를 했다. 2015년에 영유아보육법 일부가 개정되어, 9월 19일부터 시행된다. 이 내용을 중심으로 교사의 권리와 주의할 점 등에 대해 얘기를 풀어갔다. 영유아보육법은 1991년에 제정된 후, 2004년에 한차례 개정이 있었고, 올해 다시 개정되었다. 올해 개정된 큰 이유는 어린이집 교사에 의한 아동학대에 따른 대책의 일환이다.
구체적인 개정 이유를 살펴보면 "어린이집의 아동학대 범죄가 잇따라 발생하여 어린이집을 이용하고 있는 영유아의 보호자들의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또한 건강하고 안전하게 보호받고 양육되어야 하는 영유아의 권리도 훼손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게 요구되어진다."이다.
세부 내용으로는 어린이집에 폐쇠회로 텔러비젼 설치 의무화, 보육교직원의 보수교육에 인성함양 과목 추가 등이다. 아동의 권리를 강화한다는 취지에서 어린이집운영위원회 구성에 대한 내용의 개정도 이루어졌다. 9월 19일부터는 어린이집운영위원회 구성원으로 학부모를 2분의 1 이상이 되도록 구성하여야 한다. 심의사항으로는 아동학대 예방에 관한 내용이 포함되어야 하며, 연간 4회 이상 개최하여야 한다(제25조).
개정된 내용처럼 어린이집운영위원회 절반 이상을 학부모로 구성할 경우를 생각해 본다. 지금도 학부모 의견이 어린이집 운영에 영향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더욱 더 학부모의 영향력이 커지지 않을까 염려가 된다. 물론 수요자 중심의 운영은 필요하지만, 어린이집 운영과 아이들 발달에 대해서는 원장과 교사가 전문가이다. 부모는 아마츄어다. 아마츄어인 부모들의 주장이 많이 반영되어 오히려 아이들 발달을 저해하는 운영이 된다면 법 개정의 취지에 맞지 않을 것이다.
나는 지금도 지역의 보육정책위원으로 활동하고 있고, 서울시에서도 활동한 적이 있다. 보육정책위원 활동 중 하나는 시립이나 구립 원장 채용 심사에 관여한다. 서류심사를 거쳐 면접심사를 하게 된다. 면접심사 시, 나는 지원자들에게 '만약 부모들이 어린이집에서 문자교육을 해달라고 할 경우, 어떻게 하겠는가'라는 질문을 한다.
그때 '아이들의 발달에 맞지 않다고 생각되지만, 부모들의 요구라면 어쩔 수 없는 경우가 있다.'라는 답변이 나오는 경우가 많다. 문자는 자연스럽게 접근해야 하는데, 부모들이 문자는 반드시 습득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기대하다 보면, 학습지로 교육을 하는 경우도 생기게 된다. 취학전 아이들에게 학습지로 문자교육을 하는 것은 아이들의 발달에 맞지 않고, 오히려 나중에 초등학교에 들어가서 학습을 싫어하게 될 수도 있다.
그런 의미에서 학부모 운영위원 선정이 중요하다. 아이들의 발달을 제대로 알고, 합리적인 원칙을 가진 학부모가 운영위원이 되어야 한다. 앞으로 영유아보육법을 재개정 할 때는 원장, 교사, 학부모, 영유아교육 전문가, 행정가. 지역사회전문가 등 다양한 의견을 반영할 수 있도록 폭넓은 인적자원으로 운영위원회를 구성하도록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