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8. 누구, 무엇을 위한 보육평가인증인가?

by 최순자

누구, 무엇을 위한 보육평가인증인가?

"밤샘을 밥 먹듯이 한다.” “주말도 없다.” “일찍 퇴근은 생각도 못한다.” “보육평가인증 준비에 질린다.” “교사들이 피곤에 절어 있다.” “교사들이 로봇 같다.” “평가 받는 날 하루를 위해 보육일지를 몇 번 고치는지 모르겠다.” …. 모두 보육평가인증을 준비하면서, 또는 보육평가인증을 거친 보육교사들을 통해 직접 듣거나 제출받은 과제를 통해 읽은 내용들이다.

여성의 사회진출의 증가로 맞벌이 부부가 늘어남에 따라 보육 수요가 급증하게 된다. 이에 따라 보육시설이 양적으로 증가하게 된다. 이러한 보육시설의 양적 증가는 질적 문제를 초래하게 된다. 이에 정부에서 2005년부터 영유아보육법 제30조에 근거하여 어린이집 평가인증제를 도입하여 실시하고 있다. 보육평가인증의 목적은 어린이집 평가인증을 통해 보육서비스의 질적 수준을 향상시키고 영유아들의 건강한 성장 발달을 도모하고자 하는 것이다.


그러나 “아이를 둔 친구들이 어떤 기관을 추천해 달라고 하면 평가인증을 마쳤거나 올해는 인증을 안 받는 기관을 찾아가라고 한다.“ ”평가받는 하루를 위해 첫 인증 시 8개월을 동동 거렸으며, 재인증시 6개월을 매달렸다.“고 한 보육교사의 말을 통해 무엇을 위한, 누구를 위한 평가인증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더구나 “평가인증 시 근처의 친한 원에서 교구, 장난감을 빌려 평가 시에만 비치하고 되돌려 준다,” “현장관찰이 끝나면 원래대로 운영된다.”는 현장 교사의 발언과 평가인증에 필요한 교구를 빌려주는 업체까지 있다는 현장 원장의 발언을 통해 과연 보육평가인증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든다.


물론 보육평가인증을 준비하면서 교사들이 보육에 대한 기본 이해와 보육환경 구성에 대한 이해 깊어지고, 영유아들과의 상호작용의 질도 나아지리라 본다. 그러나 이러한 국가수준의 보육평가인증이 오히려 각 지역실정에 맞는 원 운영을 획일화하여 탄력적 운영을 어렵게 하지는 않는지? 현실적으로 다른 직업에 비해 열악한 처우를 받고 있는 교사들에게 업무에 대한 과중한 부담으로 오히려 이직률을 높이고 있지는 않는지에 대한 검토 등이 필요하다고 본다.

“남아서 일하면 또 시간외 수당 챙겨주는지? 밤샘할 때 야근수당 받을 수 있게 법적제도 마련해 주었는지?” “교사 잡는 평가인증이다.” “그 돈으로 차라리 교사 교육을 해주라. 교사의 사고를 바꾸는게 원천적인 방법이 아닐지?” “교사들은 하루 종일 아이들에 매어서 식사조차 편히 못하고 화장실조차 편하게 다녀오지 못한다. 보육교사의 복리후생 및 처우는 개선되지 않는 상태에서 보육서비스의 표준 수립과 보육서비스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은 진정한 아이들을 위한 평가인증이라 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는 현장 보육교사의 목소리다. 이러한 보육 현장 교사들의 목소리를 외면한 보육평가인증은 탁상행정에 불과하다는 생각이다.


물론 보육평가인증은 일정 정도 보육의 질을 높여줄 것이다. 그러나 시간을 충분히 갖고 시행하도록 해야 할 것이며, 일관적인 평가항목으로 평가할 것이 아니라 지역적, 원, 반의 특성을 고려한 세심한 평가항목이 수립되어야할 것이다. 그리고 형식적인 문서작성에 치우치지 않도록 현장의 목소리에 귀기울여 필요한 서류에 한정할 필요도 있을 것이다. 또한 국가적 차원에서 질 높은 보육교사를 배출하기 위한 양성체계와 처우개선에 대한 세심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즉 보육교사의 질적 향상을 위한 양성체계를 수립하고 그에 준하는 처우와 대우로 보육교사들이 자존감과 자긍심을 가지고 보육에 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보육의 질은 보육교사의 질을 넘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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