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 신체활동을 신나게 하는 일본 어린이들을 통한

by 최순자

신체활동을 신나게 하는 일본 어린이들을 통한 아동정책


넓은 운동장에 12개월 된 영아부터 만 1세, 만 2세, 만 3세, 만 4세, 만 5세 어린이들이 차례로 모였다. 모두 각자 의자를 들고 와서 운동장에 그려진 원형의 줄 위에 앉는다. 12개월 영아는 교사가 준비한 자리 위에 의자 없이 앉는다. 만 5세부터 차례로 앙팔을 벌리고 달리거나, 앉아서 걷거나, 줄넘기, 말타기 등 다양한 신체활동을 한다. 일본 사이타마에 위치한 사쿠란보 어린이집(원장·大島映子)의 모습이다. 밝은 표정으로 신나게 신체활동을 하던 어린이들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일본 동경, 사이타마, 요코하마의 교육현장과 보육시설을 둘러보고 왔다. 약 30여 명의 유치원과 어린이집 원장 중심의 연수였는데, 일행 중 제자 원장이 일본에서 유아교육을 공부한 나에게 전문가로 동행을 요청해서 다녀오게 됐다.

원에 들어서자 어린이들이 반갑게 인사를 한다. 한국말로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하기도 한다. 운동장 옆 풀밭에서 풀을 뜯고 있는 어린이, 나무 위를 오르고 있는 어린이, 진흙놀이를 하는 어린이, 교실 내에서 블럭놀이를 하는 어린이 등 각자 자연스럽게 활동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 자유선택 활동인데 여기서는 일과 활동으로 진행되고 있는 모습이다.


이곳은 1956년 개원 이래 57년 간 신체운동을 중시하는 보육목표를 실천하고 있다. 구체적인 보육목표는 건강한 신체를 기른다, 자주적으로 의욕적인 어린이를 기른다, 리듬활동·등산·창작활동·친구들과의 공동작업을 통해 끝까지 해내는 힘과 달성감을 기른다, 풍부한 감성과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마음을 기른다이다.

어린이들은 등원 후 주로 신체·리듬활동을 한다. 리듬활동은 모두 43종목으로 되어 있다. 예를 들면 기본 리듬활동으로 금붕어처럼 눕거나 옆드려서 허리를 중심으로 몸 흔들기, 토끼처럼 선자세로 제자리에서 점프하기, 제비처럼 양팔을 벌리고 빠르게 달리기, 줄넘기, 공치기, 뜀틀 등이다.


원을 개원한 사이토우 고우코(斎藤公子·2009년 향년 88세로 별세) 씨는 그의 저서에서 신체·리듬활동의 의의를 다음과 같이 밝히고 있다. "나는 취학전 0세에서 6세까지의 체육·스포츠는 단지 신체를 건강하게 하는 목적뿐 아니라, 뇌발달을 위해 즉 지적발달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고 본다. 왜냐하면 운동신경은 감각신경과 함께 뇌중추 신경과 연결되어 있는데, 두 신경발달이 뇌중추 발달을 촉진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취학전 6년은 뇌중추가 가장 잘 발달하는 시기로, 6세경까지 성인의 90%에 도달한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斎藤公子のリズムあそび)."


오오시마 에이코(大島映子) 원장에게 원을 운영하는 데 어떤 점을 가장 중시하고 있는지 물었다. 역시 신체활동이라고 했다. 그리고 가정과 연계해서 생활습관형성을 중시하고 있다고도 한다. 부모교육도 한 달에 한 번 정도 실시한다고 한다. 원장과 얘기를 나누고 있는데 천안에서 큰 규모로 원을 운영하고 있는 원장이 "우리나라에서는 아이가 조금만 아파도 부모에게 연락을 하거나 병원에 데리고 가야하는데, 아픈 아이가 생길 때 부모들에게 매번 연락하는지?" 물어봐 달라고 한다. 오오시마 에이코 원장은 "38도 이상일 경우에만 부모에게 연락하고 부모가 바로 올 수 없는 상황일 경우에는 원에 근무하고 있는 간호사가 돌봐준다."고 대답한다.


어린이집에 근무하고 있는 제자 선생님에게 전해들은 이야기다. 하루는 반 어린이들을 데리고 산책을 가려고 하는데 늦게 한 엄마가 자녀를 데리고 등원했다고 한다. 그래서 그 엄마에게 "지금 바깥놀이 갈려고 하는데요." 라고 했더니 그 엄마는 "그럼 우리 아이 데리고 집에 갈래요."하고 집으로 가더란다. 이와같이 우리나라 부모들은 밖에서 활동하는 것은 아동발달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교실 안에서 하는 인지적 활동을 선호한다. 각 원에서는 부모들이 아동발달을 제대로 알 수 있는 정보를 포함하여 부모교육을 의무적으로 실시하도록 하는 정책이 나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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