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3. 왜 부모교육인가

by 최순자

부모교육 & 교사교육 전문가 최순자 박사 315회 칼럼

최순자(2022). 왜 부모교육인가. 국제아동발달교육연구원. 2022. 6. 15.



“아이에게는 부모가 처음 만나는 대상이기에 제일 중요한 시기인 영유아 발달에 도움이 되기 위해 부모교육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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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가족시대에 양육을 하면서도 잘 모르는 부모가 많기 때문에 부모교육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아이의 주 양육자는 부모이며 아이의 성장 발달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치는 부분도 부모이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부모의 양육이 아이의 행복과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이를 출산한다고 해서 육아에 관한 지식이 저절로 생기는 건 아닌 거 같아요. 먹이고 재우고 등의 기본적인 욕구 해결 외에 아이와 소통, 아이의 사회성 발달 등이 부모의 주관적인 생각이 아니라 객관적인 관찰과 관심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부모로서 자신의 모습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도록 돕고 아이의 현 상태를 파악하여 아이를 잘 양육하기 위해 필요한 것 같습니다.”


<보육학개론> 강의 시간에 ‘부모교육’ 주제로 수업을 하면서 예비보육교사들에게 ‘왜 부모교육이 필요하겠는가?’를 물었더니 대답한 내용들이다. 모두 부모교육의 필요성을 말해주고 있다. 나는 대학원 석사와 박사 논문은 부모교육 관련 내용을 연구했다. 석사는 ‘엄마의 양육태도와 유아의 사회성 발달’, 박사는 ‘부모의 양육태도와 유아의 사회도덕성 발달을 한국과 일본 비교’를 했다.


동경 유학 시 처음 주제를 정할 때의 일이다. 일본 대학원 운영은 우리와 조금 다른 점이 있다. 논문을 지도해 줄 지도교수를 우리나라처럼 학과에서 정하는 게 아니라, 학생이 지도교수를 선택한다. 그러다 보니 한 교수 밑에 비슷한 주제를 연구하겠다는 학생들이 모인다. 나는 유아심리 중 유아의 사회성 발달을 지도해줄 교수를 택했다. 지도교수 과목 시간에는 처음부터 어떤 연구를 할지에 대해 발표한다. 나는 처음에 교사가 아이가 바람직하지 않은 행동을 했을 때 왜 그런 행동을 하면 안 되는지 잘 설명해주는 것, 즉 적절한 개입과 상호작용에 관한 연구를 하고 싶었다.


내 첫 발표를 들은 지도교수는 학부 때부터 지도한 일본 학생에게 말했단다. “이번 학기에는 내가 최상(씨)을 위해 별도로 과목을 개설해야겠다. 대신 듣는 학생 모두에게 학점을 부여하겠다.”라고. 그 과목은 바로 <부모양육>이라는 두꺼운 영어로 된 원서 강독 시간이었다. 나는 영어를 일본어로 번역해서 발표해야 했다. 시간이 많이 소요되어 대학원 연구실에서 밤새웠던 적이 많았다. 어느 날은 밤새 번역한 문장이 컴퓨터에서 사라져버려 황망했던 경험도 있다.


논문지도 교수는 직접적으로 언급하기 보다 간접적으로 아이 발달 중 사회성 발달은 교사보다 부모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나에게 일깨워주고 싶었던 것이다. 한 권의 부모양육에 관한 이론서를 토대로 체계적인 지도를 통해 공부한 결과, 아이 발달에는 교사도 중요하지만, 부모가 왜 중요한지를 확실하게 알게 된 계기였다.


내 석사논문의 연구 결과는 부모가 인지적으로 지도하기보다 감정적, 다시 말해 따뜻한 정서로 지도하는 것이 아이 발달에 더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것이었다. 내가 늘 강조하는 “지도보다 사랑이 이긴다.”였다. 박사논문은 질문지 조사뿐 아니라 한국과 일본 부모 60명을 인터뷰한 결과, 아이 발달에는 부모의 수용적이고 민주적인 긍정적 양육태도도 중요하지만, 부정적인 양육태도를 취하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었다. 부모의 긍정적 양육태도가 아이 발달에 플러스 80이었다면, 부모의 부정적 양육태도는 마이너스 95정도였다.


부정적 양육태도는 ‘애정철회’라는 양육태도로 아이 입장에서 부모가 자기에게 별로 관심을 갖지 않는다고 느끼거나, 좋아하지 않는다고 느끼는 태도이다. 이 연구를 통해 아이 발달에 가장 바람직하지 않은 것은 부모가 부정적인 태도를 취하지 않는 것이다. 이는 사회문제를 통해서도 알 수 있다. 사회적으로 문제를 일으킨 사람의 대부분은 어린시절 부모의 사랑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부모가 아이 발달에 중요한 시기에 아이를 진정성 있게 사랑해야만 하는 이유이자, 왜 부모교육인지 자명한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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