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교육 & 교사교육 전문가 최순자 박사 336회 칼럼
최순자(2022). 아이와 대화의 끈을 놓지 말아야. 국제아동발달교육연구원. 2022. 7. 8.
“저녁은 아이가 어렸을 때부터 늘 가족이 같이 식사하며 얘기를 나눠요.
그랬더니 성인 되었는데도 뭐든지 부모와 상의하고 큰 어려움 없이 잘 자랐어요.”
아이돌보미 양성과정 강의 중 한 수강생이 전한 얘기다. 바쁜 일상을 살고, 일정이 서로 다른 가족이 늘 저녁 식사를 함께한다는 것은 쉽지 않다. 어렵지만 이를 실천하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시간을 가족 간 대화의 시간으로 활용한다는 것이다.
결혼 전 주례를 맡아줄 분과 식사했다. 그때 미리 한 가지만 당부하겠다고 했다. “부부 사이에 어떤 일이 있어도 대화의 끈을 놓지 마세요.”라고 했다. 살다 보면 자연의 날씨처럼 이런저런 일이 있고 여러 감정이 일어나고 사라진다. 그때 부정의 일과 감정이 생기면 자연히 대화가 줄어드는데, 주례의 당부를 떠올리곤 한다.
대화할 때는 내가 하고 싶은 얘기를 감정적으로 하지 않고 잘 전달해야 하고 무엇보다 듣는 것을 잘해야 한다. 의사소통에서는 잘 듣는 경청의 중요함을 강조한다. 경청은 한자로 기울 경(傾), 들을 청(聽)을 쓴다. 경은 몸을 상대방에 기울여서 주의를 집중한다는 의미일 테다. 여기서 청의 한자 풀이가 의미 있다. 왕의 귀가 되고 눈은 열 개가 있는 듯하고 마음은 듣는 이와 하나가 된다는 의미다. 그렇게 상대의 얘기를 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카네기가 얼마나 경청을 잘하는 사람인지를 알게 하는 일화가 있다. 어느 모임에서 옆자리에 앉은 탐험가가 무려 2시간 동안이나 탐험 얘기를 했다. 이야기를 끝낸 탐험가는 카네기에게 “선생님의 탐험에 대한 탁월한 식견과 지혜에 경의를 표합니다.”라며 자리를 일어섰다. 그러나 실제 카네기는 탐험에 대해 잘 몰랐고 진지하게 그의 얘기를 들어주었을 뿐이었다고 한다.
자녀를 세계적인 리더로 키운 전혜성 박사는 그가 쓴 <섬기는 부모가 자녀를 큰사람으로 키운다>에서 가족 간의 대화를 어떻게 했는지 밝히고 있다. 그의 가족은 매일 아침 식사 때 돌아가면서 기도하는 시간을 가졌다고 한다. 또 매주 금요일 밤에는 TV 같이 보고 생각 나누기, 토요일 아침 식사 후에는 당번을 정해 진행과 기록을 남기며 가족회의, 토요일은 도서관 함께 가기, 일요일은 교회에 다녀와서 설교로 대화 나누기를 실천했다고 한다.
자녀가 부모에게 뭐든지 얘기를 하게 하기 위해서는 편안한 분위기여야 한다. 또 어떤 얘기를 하더라도 비난받거나 조롱당하지 않고 받아들여진다는 수용적인 분위기여야 한다. 그때 안에 갖고 있는 생각을 다 털어놓고 억압하지 않는다. 억압이 없을 때 아이는 심리적으로 건강하게 자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