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7. 다문화 아이들과 함께 노는 것은 내 아이의..

by 최순자

부모교육 & 교사교육 전문가 최순자 박사 337회 칼럼

최순자(2022). 다문화 아이들과 함께 노는 것은 내 아이의 경쟁력이다. 국제아동발달교육연구원. 2022. 7.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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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엄마들로부터 항의 전화가 와요. 어떻게 그 아이와 놀게 되었나요?”


“다문화 가족 아이들이 많은 어린이집은 정원 채우기가 힘들어요. 그렇지 않은 지역은 대기아가 있는 경우도 있지요. 심할 경우는 아이들 초등학교 갈 시기에는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가요.”


먼저 사례는 K시 다문화 특성화 어린이집 교사가 전한 말이다. 여기서 ‘그 아이’는 아이의 엄마가 우리나라보다 경제적으로 가난한 나라에서 온 경우를 의미한다. 우리나라보다 부자라고 생각한 나라의 엄마를 둔 아이와 놀 경우는 괜찮단다. 두 번째 사례는 내가 맡은 대학원 박사과정 강의 시 어린이집 원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수강생이 전한 말이다. 이사 간다는 의미는 아이를 다문화 가정 아이들이 많이 다니는 초등학교에 보내지 않기 위해 옮긴다는 것이다.


항의 전화를 하고 이사는 가는 부모들은 내 아이가 다양한 문화를 경험하고 보다 풍요로워질 기회를 잃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예를 들어 동남아시아나 중앙아시아 어느 나라에서 온 엄마를 둔 아이를 생각해 보자. 그 아이는 엄마 나라의 문화를 체험하고 엄마 나라 언어를 배울 수 있는 이중언어 환경에 놓인다. 한국에서만 생활한 엄마를 둔 아이보다 훨씬 더 다양한 환경이지 않은가.


P시에서 5년 정도 매달 결혼이주여성, 난민, 유학생 등을 만나 인터뷰했다. 건강한 ‘자아’를 가진 이들이 한국을 찾은 이유는 ‘행복’과 ‘더 나은 삶’을 살고 싶다는 바람이 공통점이다. 또 가장 행복했을 때는 아이가 있는 경우는 모두 ‘아이를 낳았을 때’이다. 그런데 그런 내 아이가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학교에 가서 다른 친구들이 놀아주지 않는다면 그 부모 마음은 어떨까. 그 아이들은 한국에서 태어났고 나중에 크면 국방 의무를 하는 한국의 아이들이다. 어느 분은 ‘다문화가족’이 아닌, 그냥 ‘행복한가족’으로 살고 싶다고 했다. ‘다문화’라는 말 자체가 구별 짓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상호문화’라는 말을 사용하기도 한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최근 <상호주의관점 다문화 이해와 실제>라는 제목으로 책을 내게 되었다.


이중언어 스피치 대회에 참가한 적이 있다. 중국어로 유창하게 가족을 소개하던 아이, 영어로 유창하게 자신을 소개하던 아이 등이 떠오른다. 그 아이들과 내 아이가 함께 지내는 게 좋지 않겠는가? 영어를 이중언어로 사용하는 아이를 생각해 보자. 우리는 영어를 공부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과 돈을 투자하는가? 나 역시 그랬다. 심지어 동경 유학 가서도 영어 학원에 다녔다. 월 100만 원이나 하는 영어 유치원에 보내는 것보다 영어를 할 수 있는 엄마를 둔 가족과 함께 어울리는 게 내 아이가 훨씬 더 영어를 배울 수 있는 환경이지 않겠는가. 다문화가족 아이들은 언어뿐만 아니라 문화도 다양성을 갖춘 아이들이다.


우리는 2020년부터 코로나 팬데믹을 경험하면서 그야말로 세계가 하나로 연결된 지구촌임을 실감한다. 앞으로 내 아이는 인터넷 사용 증가, 세계 여행 빈번 등으로 더 세상을 살아갈 것이다. 그렇다면 아이가 어려서부터 다양한 환경에 놓인 다문화가족 아이들과 지내는 것은 내 아이의 경쟁력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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