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0. 결혼 동기와 아이 양육

by 최순자

부모교육 & 교사교육 전문가 최순자 박사 340회 칼럼

최순자(2022). 결혼 동기와 아이 양육. 국제아동발달교육연구원. 2022. 7.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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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가지지 못한 장점이 많은 사람이라 결혼하게 되었습니다.”

“친구들과 커플로 한라산 올라가는데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오르더군요.

끝까지 제 손 잡고 올라가는 모습 보고 힘든 일 있어도 포기하지 않겠구나 싶어서 결혼했어요.”
“착하고 성실함을 보고 결정했습니다.”

“같이 살면 재밌을 것 같아서 결혼했습니다.”
“혼전 임신으로 결혼했고, 지금 독박 육아 중입니다.”


<부모교육> 과목으로 성인 대상 예비보육교사 교육 과정에서 결혼 동기에 대해 묻은 시간에 나온 답변들이다. 얘기를 듣는 중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고 있구나.’라는 느낌이 오는 분의 답변이 첫 번째이다. 자신이 가지지 못한 장점이 있고 뭐든지 자신을 지원해 준다고 했다. 미국의 저널리스트이자 가정상담자였던 수잔 포워드는 이렇게 말했다. “가장 좋은 부부관계는 각자 자신이 가진 장점과 강점을 더욱 풍요롭게 확장해 주는 관계이다.” 바로 이 유형에 속하는 부부로 보였다.


두 번째 대답한 분은 덧붙여서 말하기를 “지나치게 적극적이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것이 좋지만은 않더군요. 살다 보면 조금 쉬었다 가고 싶을 때도 있는데, 무조건 밀어붙이는 편이에요. 그래서 제가 벅차고 힘들 때도 있어요.”라고 했다. 이해가 간다. 삶이라는 게 무조건 앞만 보고 가는 것 보다, 때로는 옆도 보면서 해찰할 때 그 나름대로 맛이 있지 않던가. 마치 윤석중 선생 시 ‘넉점 반’처럼. 다음은 시 전문이다.


“아기가 아기가/ 가겟집에 가서/ 영감님 영감님/ 엄마가 시방/ 몇 시냐구요/ 넉 점 반이다// 넉 점 반/ 넉 점 반/ 아기는 오다가 물 먹는 닭/ 한참 서서 구경하고// 넉 점 반/ 넉 점 반/ 아기는 오다가 개미 거둥/ 한참 앉아 구경하고// 넉 점 반/ 넉 점 반/ 아이는 오다가 잠자리 따라/ 한참 돌아다니고// 넉 점 반/ 넉 점 반/ 아기는 오다가/ 분꽃 따 물고 니나리 나니나/ 해가 꼴딱 져 돌아왔다// 엄마/ 시방 넉 점 반이래.


세 번째 대답한 분은 수강생 중 나이가 가장 많은 60대에 접어든 분이다. 네 번째 대답한 분은 20대 젊은 분이다. 두 사람의 대답은 세대 차를 보여준다. 예전에는 ‘착함’ ‘성실’을 사람 보는 기준으로 가치를 뒀다면, 요즘은 ‘개그 코드’를 중요하게 여긴다는 신세대 감각을 드러낸다. 나도 나이 든 세대로 ‘착함’과 더불어 ‘사회적 활동을 하는 사람으로 존경할 수 있는’ 가치관이 맞는 사람을 생각했었다. 지금 결혼 조건으로 다시 꼽는다면 ‘언행일치’이다. 마지막 다섯 번째 대답한 분의 얘기가 결혼 동기와 아이 양육과의 관계를 가장 잘 드러낸다. 혼전 임신으로 어쩔 수 없이 결혼했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혼자서 독박육아를 하고 있고, 30여 개월 아이와의 관계도 편안하지 않음을 고백했다.


자녀를 둔 부모라면 결혼 동기를 생각해 봤으면 한다. 다행히 긍정의 결혼 동기를 가졌다면, 힘든 일이 있을 때 그 동기를 되새겨 보고 마음을 다시 붙잡았으면 한다. 만일 마지막 혼전 임신으로 결혼했다는 수강생처럼 부정의 결혼 동기였다면, 계속 부정적 생각을 한다면 아이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겠는가를 생각해 봤으면 한다. 그럼 결론은 명확하다. 생각을 바꿔 아이와 좋은 관계를 갖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만 아이가 정신적으로 건강하게 자랄 수 있기 때문이다.


육아 연구자 유안진 등은 결혼이란 이상이 아니라 현실로써 일생의 가장 중요한 과업으로 본다. 따라서 성공적인 결혼이 되기 위해서 결혼을 하기 전에 준비해야 함을 강조한다. 결혼이 무엇을 뜻하는지 가능한 한 모든 것을 배워야 하고, 사랑은 서로에 대해 잘 알고, 이해하고 모두 용납해야 함 등을 전한다. 여기서 말하듯이 상대를 잘 알고, 이해하고 모두 용납한다는 게 쉽지는 않을 터지만 노력은 해야 한다는 걸 깨닫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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