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2. 영아기 부모역할
부모교육 & 교사교육 전문가 최순자 박사 342회 칼럼
최순자(2022). 영아기 부모역할. 국제아동발달교육연구원. 2022. 7. 17.
“아이와 안정애착 형성을 위해 교감과 신체접촉을 많이 해 주어 아이에게 안정감을 주는 부모가 되어야 할 것 같다.”
“즉각적인 상호작용을 해주어야 한다.”
“면역력을 키워 신체적으로 건강하게 해주고 상호작용을 잘해주어야 할 것 같다.”
예비보육교사 대상 <부모교육> 강의 시간에 ‘영아기 부모역할’에 대해 토의하게 했다. 토의 결과 3개 조가 내놓은 내용이다. 어린이집 반 구성 시 출생 후 12개월까지를 0세 반, 13개월에서 24개월까지를 1세 반, 25개월부터 36개월까지를 2세 반이라 한다. ‘영아’라 함은 이 시기의 아이들을 말한다.
영아기는 출생 후 인간발달에서 신체, 언어, 사회·정서 등의 발달에서 가장 급격한 성장과 발달을 보이는 시기이다. 그래서 발달심리학자들은 이 시기를 ‘성장 급등기’로 보고 중요한 시기임을 강조한다. 우리 조상들도 ‘세 살 버릇 여든 간다.’라는 속담에서 보이듯이 영아기를 중요시했다. 잘 알려진 정신의학과 전문의 이시형 박사는 졸저 ‘아이가 보내는 신호들’ 추천사에서 “사람의 기본 바탕이 만들어지는 생후 3년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아이의 평생이 좌우된다.”라고 했다. 특별히 그는 ‘평생’이라는 말을 내게 강조했다. 실존주의 정신분석학자 이승욱 박사는 상담실에서 많은 사람을 만나는데, 내담자의 특성을 살펴보면 어린시절, 다시 말해 3세까지의 부모자녀 관계의 문제라는 공통분모로 갖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3세까지 잘못된 양육은 치명적이다.”라고까지 했다. 우리가 언어적 구사를 할 때 ‘치명적’이라는 말은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얼마나 부정적으로 큰 영향을 미치면 그렇게 표현했는가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정신분석학자 런던대 피터 포나기 교수도 “아이가 태어난 후 천 일 동안 관심을 기울인다면 그 아이가 앞으로 살아갈 인생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라며 생후 3년의 질적인 양육을 강조했다.
영아기 부모역할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예비보육교사들이 모두 들고 있는 ‘안정애착 형성’이다. ‘신체접촉’ ‘즉각적 상호작용’ ‘상호작용 잘해주기’도 결국 안정애착 형성을 위한 조건이다. 여기에 두 가지 정도 안정애착 형성을 위한 조건을 든다면, ‘민감한 반응’과 ‘정신화 증진’이다. ‘민감한 반응’은 아이가 뭘 원하는지, 아이의 관심과 흥미를 알고 그에 맞는 상호작용을 하는 것이다. 나는 교육현장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상호작용’ 앞에 ‘반응적’이라는 말을 넣어 ‘반응적인 상호작용’으로 하자고 제안한다. ‘정신화’라는 개념은 앞에서 언급한 포나기 교수가 만든 개념으로 ‘다른 사람의 행동이 어떤 감정, 어떤 의도에서 나오는지를 이해하는 능력이 형성되는 과정’을 말한다. 그는 정신화 능력은 양육자와 애착형성이 잘 되었을 때 더 잘 발달한다고 했다. 따라서 애착형성이 잘 되면 다른 사람과의 관계도 잘 해나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애착형성 외에 영아기 부모역할은 언어발달 촉진, 습관형성, 기본개념 형성, 신체운동 발달 등을 들 수 있다. 언어발달은 들어야 말을 하는데, 대뇌피질에서 청각 영역이 가장 민감할 때가 이 시기다. 그런데 아무 소리나 민감하게 듣는 게 아니라 사람의 목소리, 그중에서도 높은 톤의 여성의 목소리로 밝혀졌다. 그러므로 다른 기계음보다 얼굴을 보며 목소리로 상호작용을 해주어야 한다. 상호작용을 하되 앞에서 얘기했듯이 반응적인 상호작용으로 아이가 관심과 흥미를 보이는 것을 확장하여 말해 줄 필요가 있다. 습관형성은 식사, 수면, 위생 등에 대해 신경 써서 아이 몸에 익숙해지도록 해야 한다. 기본개념 형성은 설명이 아닌 보여주고, 만지게 하고, 들려주고, 맛보게 하고, 냄새 맡게 하는 등 감각적인 방법으로 접근해야 한다. 신체운동은 신체적 건강뿐 아니라 뇌 발달과도 관련된다. 영아기는 뇌 신경세포가 성인의 약 80%까지 도달하는 시기이다. 그런데 뇌는 감각과 운동중추로 연결되어 있다. 그 때문에 신체운동 활동도 중요한 시기이다.
슬기로운 조상들이,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학자들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시기가 영아기이다. 안정애착 형성, 언어발달, 습관형성, 개념형성, 신체운동 발달 등을 도와야 할 때이다. 부모는 영아기의 내 아이 발달이 이후 지속해서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잊지 말고 시간과 정성을 들여야 할 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