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교육 & 교사교육 전문가 최순자 박사 346회 칼럼
최순자(2022). 내 아이가 그렇게 문제가 많나요? 국제아동발달교육연구원. 2022. 7. 20.
“내 아이가 그렇게 문제가 많나요?”
종합병원 임상치료사가 상담을 온 부모들에게 듣는 말이란다.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서 아이 행동을 보고 부모에게 조심스럽게 전문 검사를 받아보라고 권유했을 터이다. 이에 병원을 찾은 부모가 하는 말이다. 보육과 교육 현장에서 전문가인 교사나 원장이 봤을 때, 아이가 지나치게 산만하거나, 언어발달이 많이 늦거나 하면 몇 번을 벼르다가 부모에게 말을 꺼냈으리라 본다. 그나마 이렇게 하는 기관은 제대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제가 봤을 때 아이 발달이 많이 늦고 많이 불안해요. 엄마와 불안정 애착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 이야기를 엄마에게 전하고 싶은데 원장님은 못 하게 해요. 어떻게 해야 하죠?”
보육교사가 전한 말이다. 이렇게 아이 행동에 대해 사실을 말하지 않는 기관도 있다. 물론 모든 원장이 부모에게 사실을 전하는 것을 막지는 않을 것이다. 원장이 나서서 부모를 만나 상담하는 경우가 더 많을 터이다. 간혹 일부 원장은 만일 아이 행동을 있는 그대로 부모에게 전하면 부모가 기분 나빠 혹여 기관을 그만두지 않을까 하는 염려가 있으리라 본다. 그랬을 때 운영자 입장에서 못하게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 아이의 엄마는 전문직에 종사하고 있고, 아이를 할머니에게 맡기고 주말에만 아이와 만나고 있다고 한다. 아이가 보이는 행동을 미루어 보아 1주일에 한 번 만나는 엄마가 자신을 사랑한다는 믿음과 확신을 갖지 못하고 있다고 보인다. 그렇다면 엄마를 만나 아이가 보이는 행동 그대로 말해주고 관계 형성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게 기관의 역할이지 않을까.
“우리 반 아이들은 다 급하고 까다로워요. 순한 아이들은 다 어느 반으로 갔을까요?”
“요즘 아이들은 산만함은 문제도 아니죠.”
어린이집 보육교사와 원장이 전한 말이다. 최근 아이들 행동이 신경 쓰이는 부분이 많다는 의미이다. 나는 문제행동이나 부적응 대신 ‘신경 쓰이는 행동’으로 부르자고 제안한다. 아이가 보이는 행동은 ‘더 관심과 사랑받고 싶어요.’라는 신호를 보내고 있는 것이지, 결코 문제행동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런 아이 중 유난히 눈에 띄는 아이가 있을 터이다. 교사와 원장은 아이를 지켜보다가, 신중하고 어렵게 부모에게 전문적 진단을 받아보라는 말을 꺼낼 것이 틀림없다. 부모는 내 아이를 맡긴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 그런 말을 들었을 때 당혹스럽고 받아들이기 어려울 수도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이 전한 말은 내 아이, 내 가족을 위한 것이지 않을까. 그렇다면 부모가 어떻게 해야 할지 확실하지 않은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