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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순자 Oct 10. 2022

357. 과정(過庭)의 가르침

부모교육 & 교사교육 전문가 최순자 박사 360회 칼럼

최순자(2022). 과정(過庭)의 가르침. 국제아동발달교육연구원. 2022. 10. 10.     


  ‘과정(過庭)의 가르침’이라는 말이 있다. 중국 사서삼경 중 공자의 사상을 기록한 <논어>의 계씨(季氏) 편 13장에 나온다. ‘뜰을 지나면서 가르친다.’는 뜻이다. 이갑수는 이 장면을 가장 마음이 에이는 장면으로 본다.     

  “개인적으로 <논어>에서 가장 마음이 에이는 장면이 있다. 성균관 같은 행단의 뜰에 공자가 서 있다가 지나가는 아들에게 묻는다. 시를 배웠느냐, 예를 배웠느냐. 이른바 ‘과정(過庭)의 가르침’이다. 아직요. 말끝을 흐리며 물러가는 아들의 등을 물끄러미 바라보는 공자. (이갑수, 공부자탄강일)”     


  과정(過庭)은 마당을 종종걸음으로 지나간다는 ‘趨庭(추정)’이라고도 한다. “趨庭(추정)은 마당을 종종걸음으로 지나간다는 말로, 아들이 아버지의 가르침을 받음을 비유한다. 공자의 아들 鯉(이)가 마당을 종종걸음으로 지나가다가 아버지에게서 詩(시)와 禮(예)를 공부하라고 두 차례나 야단맞은 이야기에서 유래한다. 過庭(과정)이라고도 한다(오수형, 한자 이야기).”     


  과정(過庭)과 ‘추정(趨庭)’의 내용을 들여다보자. 공자는 아들이 종종걸음으로 마당을 지나는 가는 것(過庭)을 보고 하루는 “시를 배웠느냐?”라고 묻는다. 아들이 “아직 배우지 못했습니다.”라고 대답하자 “시(詩)를 배우지 못하면 인정과 도리에 통하지 못해 말을 할 수 없다(사람을 사귈 수 없다).”라고 했다. 이에 아들은 물러나 시를 배웠다. 어느 날은 아들이 허리를 구부리고 빠른 걸음으로 마당을 지나는 것(趨庭)을 보고 “예(禮)를 배웠느냐?”라고 묻는다. 아직 배우지 못했다고 대답한 아들에게 “예(禮)를 배우지 못하면 서는 방법이 없다(처세를 할 수 없다).”라고 한다. 이에 아들은 물러나 예(禮)를 배웠다고 한다.   

   

  ‘과정(過庭)의 가르침’에는 두 가지 의미가 있다고 본다. 하나는 <논어>에 나오는 그대로 공자가 특별한 방법으로 자식을 가르치기보다 제자들과 똑같은 방법으로 교육했다는 의미가 있다. 또 하나는 부모가 자식을 가르치기 위해 일부러 시간과 공간을 만드는 게 아니라, 언제 어디서나 자연스러운 상황에서 깨닫게 한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밥상머리’ 교육도 이에 해당하리라 본다. 교사도 아이들을 지켜보며 ‘과정(過庭)의 가르침’을 하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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