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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순자 Oct 17. 2022

361. 자기중심적 사고를 보이는 4세 아이

부모교육 & 교사교육 전문가 최순자 박사 364회 칼럼

최순자(2022). 자기중심적 사고를 보이는 4세 아이. 국제아동발달교육연구원. 2022. 10. 16.


“이것 봐봐, 나무 아래 앉아서 다 보이는 데 눈 감고 자기 찾아보래.” 스마트폰에 들어있는 손녀 사진을 보여주며 할머니가 말한다. 태어난 지 얼마 안 됐다고 생각했는데 벌써 네 살이 되었다고 한다. 아이들이 자라는 것을 보면 세월의 흐름이 얼마나 빠른가를 새삼 느낀다.


깊어가는 가을 10여 명의 지인들과 점심 약속이 있었다. 주최하는 입장이라 오전에는 준비로 분주했다. 약속 시간이 되어 한두 명씩 들어선다. 야외에 식사 준비를 했는데, 더 늦은 시간에 내린다던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음식을 안으로 들여서 식사했다. 식사를 마치자 비가 그쳤다. 다시 자리를 준비해 둔 야외로 나가 차와 후식을 먹으며 담소를 나눴다. 그때 지인 중 한 명이 돈을 내고라도 한다던 손주 이야기를 꺼낸 것이다.


네 살 아이가 다른 사람들은 다 보이는 곳에 숨어서 눈을 감고 “나 찾아봐라.”라고 술래놀이를 하는 것은 이 시기 아이의 사고 특성을 잘 말해주고 있다. 스위스의 생물학자로 자신의 아이들 세 명을 대상으로 사고 발달을 연구한 인지 발달학자 장 피아제는 이를 아이들이 보이는 ‘자기중심적인 사고’라 했다. 여기서 ‘자기중심적’이란 이기적이라는 뜻이 아니다. 다른 상황이나 전체를 생각하지 못하고 자기가 생각하거나 판단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하는 것을 말한다.


피아제가 했던 실험은 ‘세 산 모형실험’이다. 탁자 위에 세 산 모형을 올려놓는다. 산 모양과 꼭대기 형태가 각각 다른 산들이다. 아이에게 각 측면에서 산을 바라보게 한 다음, 아이를 의자에 앉게 하고 맞은 편에 인형을 앉힌다. 아이에게 묻는다. “맞은 편에 앉은 인형은 어떤 산 모양이 보일까?” 성인은 당연히 맞은 편에 앉아 있는 인형 방향에서 보일 산 모양을 말할 터이다. 그런데 아이는 자기 자리에서 보이는 산 모양을 말한다. 이를 두고 피아제는 아이들이 보이는 ‘자기중심적인 사고’라고 했다.


이러한 사고에서 벗어나는 것은 연령의 증가와 더불어 사고의 발달로 전체를 파악할 수 있는 조망 수용 능력이 생겼을 때 가능하다. 또 경험도 필요하다.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 교사들도 이와 비슷한 상황을 경험할 것이다. 그때 이 시기 아이들 사고 발달에 대한 이해를 갖고 상호작용해야 한다. 예를 들어 율동 시간에 아이들이 오른손을 올려야 하는 상황이라면 아이들과 마주 서 있는 교사는 왼손을 올려야 한다. 교사가 전문적 지식을 공부해야 하는 이유이다. 그래야 아이의 발달을 알고 제대로 교사의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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