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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순자 Oct 17. 2022

362. 아이들 신발장에 가족사진을 붙여주면 어떨까?

부모교육 & 교사교육 전문가 최순자 박사 365회 칼럼

최순자(2022). 아이들 신발장에 가족사진을 붙여주면 어떨까? 국제아동발달교육연구원. 2022. 10. 17.   

  

  “아침에 어린이집에 와서 아이들이 신발을 벗어 신발장에 넣습니다. 신발을 넣으면서 가족사진을 보고 아이들은 심리적 안정감을 가질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엄마가 먼저 직장에 가고 아빠가 아이를 데리고 등원했을 때, 아이는 신발을 넣으면 ‘엄마가 여기 사진 속에 있네.’라고 생각하며 마음의 안정을 가질 수 있습니다.”     


  내가 동경 유학 시 실습 갔던 어린이집 신발장에는 가족사진이 신발장 칸마다 벽면에 붙어 있었다. 원장은 가족사진을 붙여 놓은 이유를 설명해 주었다. 아빠는 회사에 가고 엄마가 데려왔을 때, 아이는 신발장에 붙어 있는 아빠를 보면 아빠가 자신을 응원해 준다고 느끼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보육실습 현장 방문지도 중이다. 코로나19가 끝나지 않은 상황이라 혹시 실습 중 환자라도 발생한다면 마감일까지 지도 점검에 애로사항이 생길 수 있기에 시간이 되는 대로 일정을 잡아 현장을 방문하고 있다. 오후 3시 30분 정도에 아파트 관리동에 있는 어린이집에 도착했다.      


  아이들이 귀가할 시간이라서 보호자들도 보인다. 다섯 살 손주를 할머니가 데리러 왔다. 네 살 아이는 엄마가 동생을 안고 왔다. 내가 먼저 입구에 있는 벨을 눌러 용건을 말했다. 아이를 데리러 온 보호자들도 차례로 벨을 누르며 “OO요,”라고 아이 이름을 말한다. 


  안쪽에서 현관문이 열리고 선생님 나온다. 나는 실습지도 왔음을 전했다. 잠시 후 보호자들이 데리러 온 아이들도 담임 선생님과 함께 나온다. 아이들은 현관문 안쪽에 있는 신발장에서 신발을 꺼내 신는다. 신발장을 살펴보니 칸칸이 아이들 이름 대신 사진이 정면에 붙어 있다. 한글로 써진 이름이 아닌 사진을 붙여 놓은 것은 한글을 읽지 못하는 아이들이 사진을 보고 자기 신발을 넣거나 꺼내게 하기 위한 배려이리라.      


  위 어린이집처럼 아이들 신발장에 사진을 붙여 놓은 곳이 많으리라. 원에 따라서는 글을 읽을 수 있는 아이들 신발장에는 이름을 써 두고 있기도 하다. 또 어떤 원은 아무 표시가 없는 곳도 있다. 인원이 많지 않은 경우이다.      


  아이들 신발장에 가족사진을 붙여주고, 아이들이 스스로 신발을 넣고 꺼낼 때마다 보게 하면 어떨까? 특히 아침에 아이들 마음 안정은 중요하다. 마음이 편안해야 또래나 선생님과 상호작용이 가능하고, 놀이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한 활동이 결국 아이 발달을 가능하게 한다. 만일 마음이 불편하다면, 놀이를 활발하게 하지 않을 수 있다. 아이의 마음, 활동, 발달을 고려하는 교사의 역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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