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교육 & 교사교육 전문가 최순자 박사 369회 칼럼
최순자(2022). ‘대박’보다는 ‘대단하다’라는 단어를 써주세요. 국제아동발달교육연구원. 2022. 11. 2.
유아교육과 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의할 때는 졸저 <아이가 보내는 신호들>을 읽어보게 한다. 긴 시간 공을 들여 사례를 토대로 이론 소개도 충실하게 하고 있어, 도움이 되리라는 확신이 있기 때문이다. 자칫 잘못하면 문제 제기가 나올 수 있고 부담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책을 사라고는 하지 않는다. 학교나 동네 도서관 등에서 빌려서 읽으라고 한다. 단, 저자 사인본을 원할 경우는 저자가 살 수 있는 가격으로 제공한다. 사인본을 받아 읽은 2학년 학생이 쓴 글 중 일부이다.
“말하기 조금은 부끄럽지만 많은 양의 글을 읽는 것을 싫어해 독서를 멀리하는 나에게 독후감 과제는 꽤 두려웠다. 이번 과제로 읽을 책도 막막할 거로 생각했다. 하지만 내 예상과는 다르게 너무나 재미있고 생생하게, 그리고 빠르게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정독해서 나 자신도 놀랐다.”
“세상 모든 사람이 한 번쯤 읽어보면 좋을 거 같고, 특히 미래에 영유아들을 자주 접할 예비 교사들이나 예비 부모들은 꼭 이 책을 읽어보길 권장한다. 영유아뿐만 아니라 성인에게도 영향을 끼치는 부분에 대해 쉽고 자세히 알려주고 있어서 더 지루하지 않게 읽었다.”
강의 중 한 명당 1분 정도씩 간단히 소감 나누기 시간을 갖는다. 서로에게 정보를 주는 차원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 하나씩 얘기하게 한다. 그때 위 학생은 아이들이 갖고 있는 ‘흡수 정신과 모방’에 대한 내용에 대해 말했다. 그러면서 교육실습 중 실제 경험한 사례를 전해줬다.
“책 내용 중 아이들의 흡수 정신, 모방에 대한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만 4세 반을 실습하는 중 아이들과 놀면서 “대박 멋있다! 대박인데?” 등 나름대로 생각하고 긍정적인 단어라고 생각해서 자주 사용했다. 그런데 담당 선생님께서 조용히 오시더니 “지금 아이들은 들리는 말 하나하나가 중요하고 바로 쓰는 시기이므로, ‘대박’보다는 ‘대단하다’라는 단어를 써주세요.”라고 말씀하신 게 떠올랐다.”
교육실습 담당 선생님이 예비 유아 교사를 잘 지도하고 있다. 아이들은 부모나 교사가 한 말을 그대로 배운다. 모방이 학습 능력인 셈이다. 교사가 아이들과 생활하며 늘 말과 행동을 함부로 해서는 안 되는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