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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7. 아직도 손톱을 뜯어요

by 최순자

부모교육 & 교사교육 전문가 최순자 박사 370회 칼럼

최순자(2022). 아직도 손톱을 뜯어요. 국제아동발달교육연구원. 2022. 12. 23.


“아직도 손톱을 뜯어요. 어렸을 때 부모에게 맞았어요. 또 두 분은 늘 바쁘셔서 주로 할머니, 할아버지가 돌봐 주셨어요. 지금도 엄마와는 별로 얘기하지 않아요. 왜냐하면 어린 시기부터 내 얘기에 별로 관심을 보이지 않다는 느낌이 있기 때문이에요.”


어느 고등학생이 전한 얘기이다. 이 학생은 자신은 상담을 통해 지금은 친구들과 무난하게 지낼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고 한다. 그렇지만 아직도 손톱을 뜯고 있고, 친한 친구와는 털어놓고 하는 얘기도 부모에게는 감추고 별로 얘기를 하지 않음을 고백한다.


고등학생임에도 손톱을 뜯는 것은 어린 시절 부모와의 관계에서 그 원인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어린 시절은 주로 영유아기이다. 이 학생은 그 시절에 부모에게 맞았고, 엄마 아빠는 바빠서 주로 조부모와 지냈다. 아이의 마음을 생각해 보자. 가장 사랑받고 싶은 대상인 부모가 자기를 때리면 그 아이는 가장 깊은 상처를 갖게 된다. 그 때문에 아이에게 가장 좋지 않은 사람은 아이에게 두려움을 갖게 하는 어른이라 한다.


또 어려서부터 자신의 얘기에 별로 귀 기울여주지 않는다는 생각을 갖게 한 부모의 행동도 이 학생의 심리적 발달에 부정적 영향을 주었다고 본다. 관심받고 싶고, 인정받고 싶은 대상에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는 느낌 역시 아이에게 상처를 준다.


유아의 사회도덕성과 부모의 양육 태도 관계를 연구한 내 박사 논문에서 부모에게 사랑받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유아들의 사회도덕성이 가장 낮게 나왔다. 이는 다른 많은 연구에서도 비슷한 연구 결과를 보인다. 다시 말해서 아이들은 사랑과 보살핌을 받으며, 자신이 사랑받고 있다는 믿음과 확신이 있었을 때 잘 자란다는 의미이다.


다행히 자신이 많이 나아졌다고 생각하는 이 학생은 “제 과거의 삶이 어땠고 이 삶이 저에게 어떤 영향을 주어 제가 현재 어떤 성향을 띄게 되었는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또 영아기와 유아기가 인간의 삶에 얼마나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지, 영아기 때 아이의 유형마다 어떻게 교육해야 하는지, 기본적인 부모의 태도는 어떠해야 하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이 뿐만 아니라 부모 교육의 제도화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되었고 여기서 더 나아가 우리나라 교육 제도의 문제점과 어떻게 개선해야 될 지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았습니다.”라고 했다.


이 사례를 통해 전문가인 교사의 역할도 생각해 봤으면 한다. 교사는 부모가 아이와 관계를 잘 맺도록 매개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을 잘 알 수 있다. 교사에게 그 역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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